중동 정박한 벤투호, 다가오는 ‘거함’ 브라질

입력 2019-11-18 16:28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가장 강력한 적과 싸운다. 상대는 월드컵만 5차례 정복한 남미 최강 브라질이다. 그동안 독일, 이탈리아 같은 톱랭커를 격파해 이변을 연출했던 한국이 다시 한 번 ‘자이언트 킬링’에 도전한다.

한국과 브라질은 19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 친선경기를 갖는다. 브라질의 FIFA 랭킹은 3위, 한국은 39위다. 통산 전적에서 한국은 5전 1승 4패로 열세다.

이런 브라질을 상대로 단 한 차례 이긴 적이 있다. 1999년 3월 28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히바우두, 카푸로 무장한 브라질을 후반 45분 김도훈의 결승골을 앞세워 1대 0으로 격파했다. 당시 세계 최고의 선수였던 호나우두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한국의 승리는 기적에 가까웠다. 한국은 그 이후로 2002 한일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이탈리아,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조기에 탈락시켜 ‘자이언트 킬링’을 이어갔다.

이번에 상대할 브라질은 세계 최정상급 스타플레이어들로 구성돼 있다. 호베르투 피르미누(리버풀), 가브리엘 제주스(맨체스터 시티), 윌리안(첼시)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팀들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선수단의 몸값 총액은 1조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만 부상으로 빠졌다.

‘벤투호’는 지난해 8월 출범한 뒤 가장 강력한 상대를 만나게 됐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한국이 만난 강팀은 지난해 10월 우루과이, 올해 3월 콜롬비아 정도다. 한국이 모두 2대 1로 이겼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홈경기였다. 브라질과 친선경기는 제3국인 UAE에서 열려 홈 어드밴티지를 기대할 수 없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승(2무 3패)의 늪에 빠진 브라질은 한국을 분위기 반등의 ‘제물’로 삼기 위해 필승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 월드컵에서 독일을 무너뜨렸던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수비수 김영권(감바 오사카)은 여전히 벤투호의 중심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황희찬(잘츠부르크)과 같은 골잡이도 발굴됐다.

벤투 감독에게 브라질전은 ‘완전체’의 대표팀을 점검할 올해 마지막 기회다. 대한축구연맹 관계자는 18일 “FIFA A매치 데이에 편성한 올해 마지막 친선경기”라고 설명했다. 오는 12월 부산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 열리지만, 해외파 상당수가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