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안 그만둔다고 한 이유

입력 2019-11-18 09:18 수정 2019-11-18 09:29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뉴시스

당에 대한 쓴소리와 함께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부 총질이라는 비판과 불출마 선언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김 의원은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내 비판에 대해 “예상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예전부터 아주 지엽적인 비판을 하더라도 내부 총질이라는 말을 조건반사적으로 해왔다”며 “절박하고 간절한 심정으로 불출마까지 걸었다. 누구를 비판하고 미워할 생각이 없다. 우리가 모두 자성하고 반성하고 그에 기반해 필요한 실천을 하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진행자가 이 답변에 ‘다음 지방선거를 목표로 승부수를 던진 거 아니냐며 (불출마 선언의) 순수성을 의심하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물었다. 이에 김 의원은 “부산시장 선거 때마다 제 이름이 언급됐지만 생각이 있었다면 이전에 나왔을 것이다”라며 “이런 이야기가 듣기 싫으니까, 저의 주장을 폄하하기 위해 만들어낸 논리”라고 반박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9일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좌파독재 공수처법 저지! 국회의원 정수 축소! 촉구 결의대회 및 대구시당 당원교육'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한국당을 “존재 자체가 민폐”라고 표현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과 청와대 권력이 막강했을 때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민이 보고 계시는 시선 100%를 용기 있게 쏟아낸 강력한 소장 개혁파가 존재했을 때 정당이 가장 건강했다”며 “19대 국회 때는 소장 개혁파의 목소리가 약해지긴 했지만 살아 있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20대 국회에 들어와서는 그 목소리가 아예 들리지 않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당일 때는 정부에, 야당일 때는 지도부에 대해 견제와 균형이 잘 작동해야 건강한 조직이다”라며 “외부 환경 변화가 있으면 자신의 기존 태도를 바꾸는 등 살아남기 위해 변화가 있어야 한다. 많은 분이 이런 노력을 열심히 했지만, 환경 적응 능력 자체를 상당 부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소장파의 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유를 묻자 김 의원은 “당을 구성하는 사람들의 인적 구성이 같은 집단 안의 다른 견해를 받아들지 않는다. 18대 국회가 그나마 나았다고 말씀드렸지만 그때도 당내 계파 간에 한 번씩 상호 학살이 있었다”며 “이런 식의 생각이 내부의 건강한 균형과 다양성을 깨뜨렸다”고 분석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다만 같은 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불출마를 말한 이유에 대해서는 “두 분이 당이 처한 어려운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옆에서 지켜봤다. 일방적인 비난을 할 생각도 없었다”며 “당이 이렇게까지 된 데는 모든 사람이 다 책임이 있고 저부터 자유롭지 않다. 당 차원의 결단이 있을 때 앞장서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장직은 사퇴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여의도연구원은 새로운 미래 보수 정당에서 새로운 인재들이 이해와 신뢰를 기반으로 정책적인 논의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불출마와 관계없이 당에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원장직은 열심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번 원장 교체 시도가 있었다”며 “여론 조사 기능을 여의도연구원에서 가지고 있다. 총선을 치를 때 여론조사에 대한 불미스러운 시도를 차단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