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살던 수달 대구로 이사온다

입력 2019-11-17 14:54
대구 금호강 안심습지 위치도. 대구시 제공

전남에 서식하던 수달이 대구에 새 보금자리를 만든다. 대구시는 국립생태원, 한국수달연구센터, 전남야생동물구조센터와 함께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수달 2개체(암수 한 쌍)를 대구 금호강 안심습지에 방사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방사하는 수달은 지난해 8월에 전남 무안군과 여수시에서 구조된 개체들이다. 구조 후 전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인공 포육을 했고 국립생태원과 한국수달연구센터에서 자연적응 훈련을 실시했다.

전남지역에서 발견된 수달이 대구에 방사되는 것은 대구가 수달 보호에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수달 보호를 위해 각종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수달을 대구의 상징 동물로 만들기 위해 캐릭터 사업을 벌이는 등 수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지난해 대구 신천·금호강과 지류하천 전반에 대한 수달 서식실태조사 용역도 진행해 총 24개체(신천 8, 금호강 7, 동화천 7, 팔거천 2)의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국립생태원은 대구지역 전체 서식 수달 개체 수가 24마리 정도라 개체 간 서식지 충돌이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대구지역 중에서도 수달이 적응하기에 좋은 환경인 안심습지를 방사 장소로 택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금호강 팔달교~조야교, 안심습지, 금호강~신천합류부 등 3곳이 우수 수달 서식지로 조사됐다. 안심습지는 수달의 먹이자원이 풍부하고 갈대 등 식생 군락과 하중도가 산재해 있어 안정적 서식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
방사한 수달이 살게 될 대구 금호강 안심습지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는 방사된 수달에 위치추적 장치를 부착해 모은 생태특성(행동권, 서식지 사용, 생존율)과 환경특성(수질, 위협요인) 등의 정보를 수달 서식지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자료로 사용할 방침이다. 또 수달이 자연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립생태원과 한국수달연구센터, 환경단체 등과 긴밀한 협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국 하천과 해안가에 주로 서식하는 수달은 모피를 위한 과도한 포획과 개발에 따른 수질오염, 하천 사업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수달은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천연기념물 제330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 준위협종(Near Threatened)으로 지정돼 있다.
수달 모습. 국민DB


권영진 대구시장은 “수달이 자연에 잘 적응해 건강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서식지 관리와 보호에 힘쓸 것”이라며 “수달 이외에도 맹꽁이, 흑두루미 등 우리지역 대표 보호 생물종의 개체 수 증식과 종 보호를 위한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