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번엔 설욕한다” 연이틀 한일전, 일본도 긴장

입력 2019-11-16 13:43 수정 2019-11-16 13:46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3차전에서 멕시코를 7대 3으로 이긴 뒤 셀카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한국은 이 승리로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연합뉴스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의 판세는 한일전으로 점철됐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마지막 이틀로 편성된 슈퍼라운드 최종전과 결승전에서 모두 일본을 상대한다. 한국은 이미 2020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이제 남은 두 경기에서 승리는 단순한 전적을 넘어 자존심의 크기만큼 무게가 가중됐다.

한국과 일본은 16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슈퍼라운드 마지막 4차전을 갖는다. 이 경기의 승자는 슈퍼라운드 1위를 확정한다. 한국과 일본은 현재 3승 1패로 공동 선두에 있다. 패자도 최소 2위를 확보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3위 멕시코를 이겼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멕시코보다 밑으로 내려가지 않는다.

그 결과로 한국과 일본의 결승 진출은 이미 확정됐다. 결승전은 장소를 옮기지 않고 오는 17일 오후 7시에 시작된다. 한국과 일본은 이날 경기를 끝내고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나게 됐다.

일본은 내년 7월에 개막하는 올림픽의 개최국이다. 한국은 남은 두 번의 한일전에서 결과와 관계없이 아시아·오세아니아 1위를 확정해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지난 12일 슈퍼라운드 2차전에서 대만에 0대 7로 대패할 때만 해도 낙관할 수 없던 한국의 올림픽 본선 진출은 지난 15일 멕시코를 7대 3으로 물리친 3차전에서 확정됐다.

이제 한국에 남은 과제는 두 가지다. 한일전 승리, 그리고 프리미어12 2연패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한국은 2015년 대회에서 우승해 원년 챔피언이 됐다. 일본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아시아 최강이지만, 이 대회에서만은 ‘도전자’의 입장으로 한국을 상대해야 한다.

한일전의 중압감은 언제나 통계를 초월했다. 한국은 2015년 프리미어12 4강전에서 당시 아시아 최고의 투수로 평가됐던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게 봉쇄를 당해 8회초까지 0-3으로 끌려갔다. 오타니의 시속 160㎞짜리 강속구는 6회까지 단 한 명의 한국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을 만큼 강력했다.

한국은 일본의 불펜 노리모토 다카히로가 등판한 9회에 기어이 4점을 뽑아 4대 3으로 역전승했다. 이어진 결승전에서 마이너리거 위주로 구성된 미국을 8대 0으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일본은 남은 두 번의 한일전을 4년 전의 설욕전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은 하루 전 도쿄돔에서 한국이 멕시코를 이기는 과정을 지켜봤다. 2015 프리미12 당시 일본 대표팀을 이끌었던 수장도 이나바 감독이었다. 이바나 감독은 남은 두 번의 한일전을 모두 승리해 4년 전 역전패를 설욕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바나 감독은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도 틈을 보이지 않겠다”며 “결승에서 승리해 우승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 우리 전략을 모두 보여줄지 감출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슈퍼라운드 최종전에서도 승리를 위해 싸우되, 얼마나 완벽한 전력으로 한일전에 임할지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