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아시아계 고교생 총기난사, 2명 사망 3명 부상

입력 2019-11-15 11:26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북서쪽 도시인 샌타클라리타의 소거스 고등학교에서 14일(이하 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일어나 학생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용의자는 아시아계 16세 남학생으로 자신의 생일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는 머리에 중상을 입은 채 발견됐다.

울음을 터트리는 학생들. 연합. AP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용의자는 이날 오전 7시40분쯤 자신의 배낭에서 45구경 반자동 권총을 꺼내 소거스 고등학교 학생들을 향해 발사했다. 이 총기 난사로 16세 여학생, 14세 남학생 등 2명이 사망하고 14~15세의 여학생 3명이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수업 시작 전 운동장에 있다가 총탄에 맞았으며 한 학생은 합창단 교실에서 변을 당했다.

총격은 수업 시작 20분 전에 시작됐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쇼나 오란디(16)는 AP통신에 “악몽이 현실이 되는 순간 같았다. 정말 난 죽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처음에는 총소리가 밴드부에서 나는 악기 연주 소리인 줄 알았으나, 곧 격발음임을 깨닫고 평소 총격 대비 훈련 때 기억을 더듬어 몸을 웅크렸다고 설명했다.

등교 중이었던 1학년생 로지 로드리게스는 도서관 계단을 오르는데 풍선 터지는 것 같은 소리를 들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학교 밖으로 빠져나가 가장 가까운 이웃집에 피신을 요청했다. 또 11학년인 학생 한 명은 KTLA TV에 “한 번, 두 번 큰 소리가 나더니 연달아 탕탕탕하고 총격 소리가 났다”며 “우리는 최대한 빨리 대피하려 했다. 학생들 수십 명이 뛰어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다”고 증언했다.

경찰 인도로 대피하는 학생들. 연합. AP


사건 이후 현장에는 신고를 받은 경찰과 특수기동대(SWAT), 연방수사국(FBI), 주류·담배·화기류단속국(ATF) 요원 등이 몰려들었고, 경찰차와 응급차 수십 대가 출동했다. 애초 범행 후 학교 밖을 빠져나갔다고 알려졌던 용의자는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채로 사건 발생 후 한 시간여 만에 교정 안에서 발견됐다. 현재 그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중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LA카운티 경찰국 알렉스 비야누에바 국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비디오 영상 등을 통해 용의자가 피해자들에게 총격을 가하는 장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아시아계로 추정되며 2년 전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샌타클라리타에 살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사 초기 단계인 만큼 범행 동기 등에 관해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용의자를 아는 일부 학생들은 그가 조용하고 똑똑한 아이였으며 폭력적인 성향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고 언론에 말했다. 용의자는 보이스카우트, 학교 육상부에서 활동했고 여자친구도 있었다고 한다.

현재 경찰은 용의자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날이 용의자의 16번째 생일이었던 점에 주목해 여자친구 및 어머니 등을 대상으로 범행 동기 등을 탐문 조사를 하는 중이다.

언론에 공개된 용의자 모습.CBS뉴스 캡처

박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