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수능 한파’ 속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4일 시작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에는 수능 지각생들이 속출했고 학생들의 빠르고도 안전한 수험장 도착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도로 위를 달렸다. ‘지각생 나르기 프로젝트’는 경찰부터 모터사이클 동호회, 학부모, 보안업체 직원까지 동원됐다.
시험장에 늦은 수험생들은 울상을 지었다. 입실 완료 시각인 오전 8시10분을 코앞에 두고도 미처 입실하지 못한 학생들은 수험장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수험생 수송지원 차량’들을 찾아 급하게 수험장으로 이동했다.
서울 용산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수도방위사령부 특임헌병대대원은 수험생을 태우고 달리기 위해 직접 헬멧을 씌워줬다. 아무리 급해도 안전히 수험장까지 도착하는 게 가장 중요한 탓이다.
보안업체 ‘ADT 캡스’ 직원들도 서울 경복궁역에서 지각생을 태운 뒤 빠르게 출발했다. 뒷자리에 앉은 학생은 직원의 허리를 꼭 붙잡고 초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지각을 한 이유는 다양했다. 늦잠을 자서, 길을 헷갈려서 등 수능을 앞두고 긴장한 탓에 평소였으면 하지 않았을 실수가 쏟아졌다.
저마다의 이유로 시험장에 늦은 학생들은 수송지원차량을 타고 가까스로 수험장에 도착했다. 학생들을 태워다 준 사람들도 초조하고 걱정되긴 마찬가지였지만 학생이 무사히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여의도고로 학생을 태워줬다는 한 경찰관은 “학생이 수능에 늦었다고 신고를 해서 열심히 달렸다. 학생이 수험장에 못 들어갈 줄 알고 낙담했는데 다행이다”며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입실 완료 시각이 지나 현재는 모든 수험장의 문이 닫힌 상태다.
이날 치러지는 수능은 27년 수능 역사상 가장 적은 54만8734명이 지원했다. 재학생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5만명 이상 줄어든 39만4024명이, 졸업생 지원자는 지난해보다 6000명 이상 늘어난 14만2271명이 지원했다.
올해 수능 출제위원장인 심봉섭 서울대 불어교육과 교수는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일관된 출제 기조를 유지하고자 했다”며 “7월에 평가원에서 시행 세부계획을 통해 발표한 바와 같이 이번 수능도 영역과 과목별 문항수를 기준으로 70% 수준에서 EBS 수능 교재 및 강의와 연계해 출제했다”고 밝혔다.
현재는 수능 1교시 국어영역이 치러지고 있다. 오전 10시에 국어영역이 끝나면 오전 10시30분~오후 12시10분까지는 수학영역, 오후 1시10분~2시20분까지는 영어영역, 오후 2시50분~4시32분까지는 한국사 및 사회/과학/직업탐구영역, 오후 5시~5시40분까지는 제2외국어/한문영역이 진행된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