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명칭 ‘여성의학과’로 변경하라” 靑청원 이유는?

입력 2019-11-12 17:57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산부인과의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바꿔야 한다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산부인과의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변경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여성은 나이, 성관계 유무, 결혼과 출생 여부와 상관없이 자궁에 관한 건강 진료와 의학적 치료, 적절한 조언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청원인은 “산부인과와 부인병이라는 시대착오적 이름으로 자궁의 진료가 필요한 대부분의 여성들이 진료를 기피한다”며 “임산부만 산부인과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명칭을 변경하거나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와 분할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산부인과를 여성의학과로 변경하고 캠페인으로 여성 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개선된다면 경제적 측면에서도 병원이 이득을 얻을 것”이라며 “해당 분야의 편견 타파와 성장을 위해 재명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또 산부인과 진료대가 ‘굴욕의자’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산부인과 진료대를) 굴욕의자라 부르지 말고 ‘여성 진료 의자’라고 정확히 지칭해야 한다”면서 “여성들이 굴욕의자라고 혐오할수록 정작 진료가 필요한 청소년들과 미혼, 반혼 여성들은 더욱 산부인과 진료를 기피하게 된다”고 얘기했다.

이번 청원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 관계자는 “여성학계에서 산부인과의 명칭 변경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이뤄져 왔다”며 “‘산부인과’라는 명칭은 기본적으로 여성을 출산하는 사람이나 아내, 어머니로 선정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산부인과의 명칭 변경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도 여성을 단지 임신과 출산을 하는 존재로 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에 더해 산부인과에서 여성을 대하는 태도나 의료 체계도 함께 발맞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은 12일 오후 5시를 기준으로 약 2만8000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 이상이 동의할 경우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는 이에 답변해야 한다. 청원은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