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언론사에 뉴스 공급의 대가로 주는 전재료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뉴스 광고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뉴스 서비스에서 언론사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권한을 늘리되 네이버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19 미디어 커넥트데이’를 열고 뉴스 광고수익 배분 모델과 구독 기반의 새 비즈니스 툴 ‘스마트 미디어 스튜디오’를 공개했다.
그동안 네이버는 뉴스 콘텐츠 제휴를 맺은 언론사에 전재료를 지급해왔다. 광고 수익은 네이버와 언론사가 배분했다. 그러나 내년 4월부터는 전재료를 폐지하고, 네이버 뉴스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전액 언론사에 제공하는 제도로 개편한다.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총괄은 개편 배경에 대해 “뉴스 서비스 구조가 구독 기반으로 바뀌어 해당 영역의 수익을 결정하는 주체가 이용자가 됐다”며 “이에 네이버가 일방적으로 전재료를 정하는 게 맞지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모바일 네이버의 ‘언론사 홈’ 및 ‘기사 본문’ 영역 광고 수익은 물론 ‘언론사 편집’ 뉴스 영역과 'MY 뉴스'에서 발생하는 디스플레이 광고 수익도 언론사에 제공된다. ‘기사 본문 중간광고’ 등 새로 도입할 광고도 포함된다. ‘언론사 홈’과 기사 중간·하단 광고는 단가 책정이나 판매 등 영업권도 언론사가 직접 갖게 된다.
광고 수익은 구독자 수와 충성도를 반영한 광고 수익 배분 공식에 따라 각 언론사에 배분된다. 김성철 고려대 교수와 남찬기 카이스트 교수 등 외부 연구진이 개발한 공식에 따르면 ‘기사 페이지 순방문자 수’, ‘사용자가 기사를 열람한 횟수’, ‘자주 방문하는 사용자 규모’, ‘일정 횟수 이상 유효 소비 기사 수’ 등에 가중치를 매겨 평가가 이루어진다.
네이버는 ‘실시간급상승검색어’(실검)에 맞춰 기사를 대량 작성해 트래픽을 늘리는 어뷰징 기사에 대한 패널티도 부여할 계획이다. 실검 오를 법한 키워드를 인위적으로 넣어 만든 기사 등을 ‘낫 굿 팩터’로 분류해 수익을 가져가기 어렵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구독자가 읽을 만한 기사 생산을 유도함으로써 페이지 방문 및 구독 수에 따라 언론사 수익도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개편된 제도를 운용하면서 언론사 수익이 지난 8분기 평균 수익보다 줄어들 경우 3년 동안은 별도 재원을 통해 보전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또 내년 상반기 내 뉴스 통합관리시스템인 ‘스마트 미디어 스튜디오’를 도입해 콘텐츠 형식과 소통 방식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언론사마다 차별화된 뉴스 페이지를 구성할 수 있고,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활용한 기사 유료화 등도 가능하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날 모바일 앱 첫 화면에서 ‘언론사 구독’을 강화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후 1년여간의 성과를 공개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15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언론사를 구독하고 있으며, 누적 구독 7100만 건을 돌파하는 등 네이버에서의 뉴스 소비가 구독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 뉴스 서비스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언론사와 이용자가 잘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언론사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술적인 도구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파트너이자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