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3억들인 공공조형물 ‘은빛풍어’ 고철로 매각

입력 2019-11-12 14:55 수정 2019-11-12 16:29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 입구 삼거리에 세워진 '은빛풍어' 모습. 포항시 제공.

경북 포항시가 3억원을 들여 설치한 공공조형물인 ‘은빛풍어’가 논란 끝에 철거된다.

예술적 가치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감정평가에 따라 고철값 1426만8120원만 받기로 하고 매각했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6월 제5회 경관위원회에서 심의를 통해 ‘은빛풍어’ 철거를 결정하고 최근 공공 매각절차를 완료해, 낙찰자가 8일부터 철거에 들어갔다.

은빛풍어는 지난달 25일 한국자산관리공사 전자자산처분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한 4차 공매에서 최저입찰가에 낙찰됐다.

2009년 설치 당시 3억원에 이르던 조형물은 10년 만에 가치가 20분의 1 이하로 떨어졌다.

은빛풍어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 포항공항 입구 삼거리에 세워진 공공조형물이다.

가로 11m, 세로 16m, 높이 10m 크기의 스테인리스강 재질로 꽁치 꼬리를 형상화했다.

시는 구룡포가 과메기 특구이자 경북 최대 수산물 집산지임을 알리기 위해 전국 공모와 심의를 거쳐 작품을 선정했다.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 를 철거하고 있는 모습. 포항시 제공.

그러나 2009년 설치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다.

꽁치가 바다에서 박차고 오르는 모습이 아니라 머리를 처박고 꼬리 일부만 드러난 형상으로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마치 비행기가 추락한 듯한 모습이어서 공항 입구에 설치하기엔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시는 철거 여론이 빗발치자 시민을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공청회 및 주민설명회를 열고 이전을 추진했지만, 주민 반대와 작품의 예술성 훼손 우려로 무산되면서 철거를 결정했.

정종영 포항시 수산진흥과장은 “이번 사례를 선례로 향후 행정을 추진함에 있어 최대한 시민과 소통하고 공감해 앞으로는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