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내 미신고 시설에서 인위적 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우라늄 입자가 발견됐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밝혔다. IAEA는 또 이란이 테헤란 남쪽에 위치한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재개했다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이를 대체할 합의가 마련되지 않으면서 이란 핵 문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
IAEA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란이 IAEA에 신고하지 않은 시설에서 인위적 활동으로 인해 만들어진 천연 우라늄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우라늄 입자는 채굴 및 기초적 처리 과정을 거쳤으나 농축되지는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IAEA는 그러면서 “이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IAEA와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AEA는 미신고 시설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다만 AFP는 IAEA 사찰단이 올해 봄 테헤란의 투르쿠자바드(Turquzabad) 지역의 한 시설에서 시료를 수집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이 시설은 과거 이스라엘이 이란의 비밀 핵물질 저장창고라고 주장했던 장소다. IAEA는 이곳에서 채취한 시료의 분석 결과를 제시하며 해명을 요구했지만 이란 측은 답변을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테헤란의 한 창고를 찍은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이란의 비밀 핵물질 저장창고라고 주장한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비밀 핵개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장비와 핵물질이 보관돼 있다고 밝혔다. 당시 이란 정부는 해당 창고가 카펫 세탁 시설이라며 이스라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었다.
IAEA는 이날 공개한 분기별 보고서에서 이란이 포르도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 활동을 시작했다고 확인했다. 또 이란의 우라늄 보유량은 현재 551㎏으로, 2015년 이란 핵합의에 규정된 상한선 300㎏을 초과했다고 AFP는 전했다. IAEA 본부가 위치한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동하는 한 외교관은 이란의 농축 우라늄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 매달 100㎏ 이상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추정되며 생산 속도가 더욱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IAEA는 이란이 생산한 우라늄의 농축도는 최대 4.5%로 계측됐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이란 측이 최근 주장한 5%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란 핵합의가 규정한 상한선인 3.67%를 넘고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