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민단체 활동가가 한국을 찾아 “‘홍콩의 이한열’들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홍콩 시민사회 연대체 ‘민간인권전선’의 라이 얀 호(31) 부의장은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우리는 지난주 홍콩에서 죽은 학생을 보고 한국의 이한열을 떠올렸다”며 “홍콩 시위는 빨리 끝나지 않겠지만 포기하지 않을 테니 계속 지지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는 ‘홍콩의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시민 모임’ 주최로 열렸다.
얀 부의장은 이날 한국과 홍콩의 민주화 운동은 닮아있다고 했다. 그는 민주와 자치를 쟁취하고, 경찰의 폭력에 반대하기 위해 시위하고 있다. 얀 부의장은 “1980년대 한국 항쟁에 관한 영화 3편이 홍콩에서 소개될 때 모두 ‘역권(逆權)’으로 표현됐다”며 “홍콩에서 이번 시위를 역권 운동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의미”라고 전했다. 그가 말한 영화 3편은 변호인, 택시운전사, 1987이다.
최근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홍콩 대학생에 대해서는 “사회운동에 참여했다가 목숨을 잃은 건 홍콩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 이것을 어떻게 대면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복수하는 방법 말고 다른 선택지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 먼저 경험한 한국이 가르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내 홍콩 지지 운동에 대해서는 “한국 여러분은 실질적으로 뭘 해준 게 없다고 할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굉장히 큰 힘이 됐다”며 “전 세계가 홍콩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달라. 홍콩에 많이 와주면 좋겠다. 계엄 상태가 아니고 공항도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총 3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 2003년 국가안전법 반대시위로부터 2012년까지 서서히 성장 ▲2단계, 2012년 국민교육 반대운동에서 시작해 우산운동에서 정점에 이르러 2019년까지 하강 ▲3단계, 올해 반송중 시위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