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오늘 발표…“현대산업개발 유력”

입력 2019-11-12 09:00 수정 2019-11-12 09:20
지난 5일 서울 김포공항에 아시아나 항공기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12일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된다. 세 후보 가운데 압도적으로 높은 인수가를 써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아시아나의 새 주인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곧바로 금호산업과 우선협상대상자 간 본협상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연내 매각 마무리도 가능하다.

12일 재계와 국토교통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이사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안건을 논의한다. 이사회는 아시아나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 3곳 가운데 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거나 이번 매각을 유찰시키는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하면 본격적인 매각 협상이 시작된다.

애경그룹-스톤브릿지 컨소시엄, 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3곳이 아시아나항공의 본입찰에 참여했다. 사진은 애경그룹, 현대산업 개발 본사 간판 및 KCGI 홈페이지 모습. 연합뉴스

본입찰에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곳이 참여했다. 재계에서는 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이 매입 금액으로 2조5000억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1조5000억 정도를 써낸 애경 컨소시엄과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써낸 KCGI 컨소시엄을 누르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호산업도 사실상 현산 컨소시엄을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하고 이미 신주·구주 가격을 놓고 물밑 접촉을 가지며 구체적인 매각 조건을 협상 중이라는 얘기도 돈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본격적인 실사를 진행하면서 돌발 채무 가능성 등을 꼼꼼히 잡아내며 인수가 낮추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금호산업 측은 아시아나항공이 국제선 노선 70여개를 보유한 국내 2위의 글로벌 항공사로, 항공업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최대한 몸값을 높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본 입찰 마감일이었던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아시아나항공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금호산업은 구주 가격을 최대한 높게 받길 원하고 있어 이를 두고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예상된다. 구주 대금은 모두 금호 측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금호산업은 이를 기반으로 무너진 금호그룹의 재건을 도모하려 한다. 우선협상대상자는 구주보다 신주에 가치를 더 둔다. 신주 대금은 향후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원으로 투자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와 함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 6개 회사도 함께 ‘통매각’된다. 산은이 '통매각' 원칙을 밝혔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분리 매각도 가능하다고 가능성을 열어놔 향후 협상 과정에서 일부 자회사가 따로 재매각 될 가능성도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다음 달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마치고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본 입찰 마감일이었던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 참여 컨소시엄 가운데 2곳이 국토교통부의 항공운송업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이 국토부 심사 문턱을 넘었고,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은 심사 의뢰가 되지 않았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