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서 ‘재난급’ 산불 발생… 대도시 시드니도 위협

입력 2019-11-11 12:37

지난 주말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면서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까지 위협을 받고 있다. 현지 당국은 산불 경보로는 최고 등급인 ‘재난(Catastrophic)’ 단계를 선포하고 대응에 나섰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최소 3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대피했다. 뉴사우스웨일스주와 퀸즐랜드주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두 지역에서는 120여개 곳에서 산불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많은 인구가 밀집한 뉴사우스웨일스주 당국은 산불 경보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최고 등급인 ‘재난’ 단계를 선포했다. 특히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도 경보 발령 지역에 포함됐다. 산불은 시드니부터 동북부 브리스번까지 1000㎞에 걸쳐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데이비드 엘리엇 뉴사우스웨일스주 재난대응장관은 “주민들은 호주 역사상 가장 위험한 산불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산불은 더욱 악화돼 12일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주에서는 최근 들어 가뭄이 지속돼 왔다. 이달 초 뉴사우스웨일스주 지역에 폭우가 내렸지만 가뭄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현지 당국은 비가 오지 않는 날씨가 계속될 경우 산불 피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 정부 고위 관리가 이번 산불의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다는 주장을 노골적으로 조롱해 논란을 일으켰다. 마이클 매코맥 부총리는 11일 ABC와의 인터뷰에서 “호주에서 화재는 아주 오래 전부터 발생해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약간의 동정과 이해, 실질적 지원”이라며 “몇몇 순수하고 계몽돼 있으며 깨어 있는 대도시 녹색당원들의 헛소리는 지금 당장에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녹색당과 환경운동가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녹색당 소속 애덤 밴트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매코맥 부총리의 발언을 언급하며 “그는 위험한 바보”라고 비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