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논리로 사라졌던 ‘단막극’ 기지개… KBS 이어 tvN도 합세

입력 2019-11-08 14:56 수정 2019-11-08 15:02
tvN 제공


시장 논리에 밀려 사라졌던 단막극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KBS에 이어 tvN도 단막극 프로그램을 선보이면서인데, 덕분에 참신한 작법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여러 작품을 안방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단막극은 작가에겐 필력을, 감독에겐 연출력이란 근육을 단련해주는 기초 운동처럼 여겨져 왔다. 시청률 경쟁에서 자유로운 만큼 새로운 내용과 형식을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미니시리즈 형태를 파괴한 10부작이나 토막극 형식도 단막극에서 처음 시도됐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동백꽃 필 무렵’(KBS2)의 임상춘, ‘정도전’(KBS1·2014)의 정현민 등 걸출한 작가들이 단막극을 거쳐 데뷔했다.

tvN도 이런 가치를 이어받았다. 오는 23일부터 신인 작가 등용문으로 불리는 ‘드라마 스테이지’를 통해 다채로운 단막극 10편을 선보인다. 다음 달 7일까지는 토요일 오후 9시, 4회부터는 다음 달 18일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에 시청자를 만난다.

CJ ENM 사회공헌사업 오펜 공모전의 당선작들로 꾸며졌다. 10개의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컬러 오브 라이프’. 학교폭력 등 여러 사회 문제를 로맨스, 스릴러, 블랙 코미디 같은 다양한 그릇에 담아 표현한다. 소재도 이채로운데, 빅데이터, 통신대란 등 참신한 이야깃거리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풀어낼 예정이다.

‘귀피를 흘리는 여자’(연출 이승훈, 극본 백인아)를 시작으로 ‘남편에게 김희선이 생겼어요’(김정욱, 김주후), ‘모두 그곳에 있다’(류승진, 손호영), ‘블랙아웃’(박봉섭, 새봄), ‘빅데이터 연애’(주상규, 정희선) 등이 연이어 방송된다.

KBS는 지난 9월부터 ‘드라마 스페셜’(KBS2)를 통해 작품 10편을 차례차례 선보이고 있다. 이주영 김진엽의 ‘집우집주’와 태항호의 ‘웬 아이가 보았네’, 이태선 강기둥의 ‘렉카’ 등 방송되는 작품마다 호평을 얻고 있다.

8일에는 드라마 스페셜의 일곱 번째 이야기 ‘사교-땐스의 이해’가 전파를 탄다. 콤플렉스를 가진 두 남녀가 댄스 교양 수업에서 만나 서로의 간극을 좁혀가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배우 신도현과 안승균이 출연할 예정. 문보현 KBS 드라마센터장은 “단막극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며 “쉽지 않겠지만 단막극 정신을 잃지 않고 나아가겠다”고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