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건물 외벽 전면이 거대한 전시장으로 변신한다. 도시에 어둠이 내리면 DDP의 특징인 우주선 같은 은빛의 굴곡진 외관에 화려한 빛을 투사해 영상과 음악이 어우러진 대형 라이트쇼가 펼쳐진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DDP 건물 전면을 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의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이는 겨울 빛 축제 ‘DDP 라이트’를 12월 20일부터 내년 1월 3일까지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올해 처음 시작하는 DDP 라이트를 호주 시드니에서 겨울인 5월 말에 빛 축제를 열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는 ‘비비드 시드니(Vivid Sydney)’와 같은 대표적인 야간 관광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주제는 ‘서울 해몽’으로 정해 서울과 동대문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데이터 시각화 콘텐츠로 보여줄 예정이다. 터키 출신의 세계적인 미디어 디자이너 레픽 아나돌(Refic Anadol)이 메인작가로 참여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미디어 파사드 연출 분야를 선도하는 민세희씨가 총감독을 맡아 협업한다.
‘서울의 해몽’은 총 3개의 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각각 ‘서울 DDP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첫번째 장은 ‘서울의 해몽’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DDP를 도시의 캔버스로 해석하고 이 건물이 기억하는 순간을 탐험하며 ‘기억의 지형도’를 보여준다.
두번째 장은 ‘서울의 해몽’을 위해 새로운 기억들을 수집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순간을 그린다. 수집된 데이터를 탐험하면서 비슷한 모습들, 흥미로운 지점들을 함께 경험하게 되며 이를 통해 ‘기억의 공간’을 여행한다. 세번째 장은 머신러닝을 통해 서울의 꿈을 해석한다. 서울의 기억을 재조합하고 재구성하여 흘러가는 꿈의 모습을 때로는 인공지능이 생성한 이미지로, 때로는 흘러가는 움직임으로 ‘기억의 자각’을 보여준다.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은 서울과 동대문의 과거를 보여주는 사진과 시민들이 직접 찍은 서울 사진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AI와 머신러닝 같은 기술로 해석하고 재조합해 빛과 영상으로 표현한다.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낸다는 계획이다.
시와 재단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새로운 주제를 선정, 국내외 미디어 디자이너와 협업해 라이트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최경란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DDP 라이트를 관광객이 크게 줄어드는 겨울철의 대표 야간 관광콘텐츠로 운영해 향후 DDP의 미래를 이끌어갈 대표적인 빛 콘텐츠 축제로 동대문 지역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