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 공군훈련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실시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한·미 항공 전력이 참가하는 대규모 공중훈련으로, 지난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외교적으로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실시되지 않았다.
B-1B 전략폭격기와 같은 미 전략자산도 이번 훈련에는 참가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미 양국 공군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체하는 대대급 이하 소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3일 “비질런트 에이스는 이번에 대규모 연합훈련 방식으로 실시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 대체훈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체하는 ‘공군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은 지난해 12월 3일부터 7일까지 4일간 실시됐다. 당시 한·미 공군은 공중훈련을 따로 진행했지만, 연합전력의 실시간 운영과 통제절차 숙달 등을 위한 대대급 이하 소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번에 ‘데이터 링크(연결)’를 통한 가상의 한·미 연합 공중훈련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 미 공군 전력이 실제 한반도에 전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마치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 전력과 함께 손발을 맞춰보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훈련이 실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링크 훈련 방식은 지난해 10월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 당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미 국방장관에게 언급했던 것이다. 군 관계자는 “데이터 링크 시스템을 활용할 경우 한·미 공군 조종사들은 서로 다른 장소에 있으면서도 동시에 훈련하는 것처럼 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질런트 에이스는 한국 공군작전사령부와 주한 미7공군사령부가 실시하는 연합공중훈련으로 매년 12월 실시돼 왔다. 2017년 12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때에는 스텔스 전투기 F-22 ‘랩터’ 6대를 포함해 미 항공기 180여대가 투입됐다. 당시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 전략폭격기가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무장투하를 하는 시나리오를 숙달하기도 했다. 이 훈련은 2017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5형’ 시험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군사 도발에 대응해 고강도로 실시된 측면이 있었다.
앞서 지난해 10월 당시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 문제에 모든 외교적 과정을 지속할 기회를 주도록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실시를 유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