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렉트 강등 갈림길에 선 제주…창단 첫 강등 승리로 막아낼까

입력 2019-10-30 17:09
제주 유나이티드 마그노가 19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패한 후 고개를 떨구고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강등권 팀들과 만나는 승점 6점짜리 승부에서 주도권을 가진 채로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겠다.”

파이널라운드에 돌입하기 직전 최윤겸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은 강등권 팀과의 경기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프로축구 K리그1 파이널B 35라운드 경남 FC와의 원정경기에 나선 제주는 윤빛가람과 아길라르의 골을 지키지 못하고 78분 통한의 자책골로 아쉽게 무승부를 거뒀다. 잔여 경기는 단 3번. 12위 제주는 승점 24점으로 인천 유나이티드(30점·10위)와 경남(29점·11위)에 각각 6점·5점 차로 벌어졌다.

창단 이후 K리그2로 강등된 경험이 없는 제주는 앞으로의 매 라운드가 다이렉트 강등을 피하기 위한 도전이다. 파이널B에선 12위가 다이렉트 강등되고 11위 팀은 K리그2 플레이오프 승리팀과 홈 & 어웨이 방식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강등과 잔류를 결정짓게 된다.

36라운드는 분수령이다. 제주는 다음달 2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과의 외나무다리 혈투를 벌이고, 같은 날 경남은 상주 상무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36라운드에서 제주만 패할 경우 경남과의 승점차가 8점으로 벌어져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된다.

그런 제주의 분위기는 좋지 않다. 최근 5경기에서 2무 3패로 승리가 없다. 전역 선수들의 합류로 30라운드 성남 FC전 3대 0 대승을 거두며 잔류의 불씨를 살렸던 제주다. 윤빛가람을 기점으로 한 패스플레이에 김지운·안현범이 측면에서 수비를 보강해 시즌 막판 반등이 기대됐다. 하지만 이후 합류 효과는 사라졌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고, 비길 수 있는 경기를 지는 추이가 반복됐다.

제주 유나이티드 김동우(가운데)가 19일 상주상무전에서 패한 뒤 망연자실하게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인천의 최근 분위기도 제주에겐 악재다. 인천은 최근 5경기 2승 3무로 패배가 없다. 유상철 감독의 투병 사실이 알려지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팬들까지 똘똘 뭉쳤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경기를 펼친다. 올 시즌 상대전적도 2무 1패로 제주가 열세다.

제주로선 윤일록(10골 2도움)과 마그노(7골 2도움) 등 공격진이 확실한 골 결정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제주는 경기당 평균 슈팅수 3위(12.9개)지만 총 득점수는 성남·인천에 이어 포항과 함께 공동 9위(40골)에 불과하다.

침체된 팀 분위기로 얻은 심리적인 부담을 극복하고 위닝 멘탈리티를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최 감독도 “패배와 좋지 않은 결과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위축돼 스트레스를 주기보다 심리적 안정을 찾아주는 게 우선 과제다”고 밝힌 바 있다.

제주는 인천전부터 나머지 세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다득점과 득실차까지 신경 써야 자력으로 강등 걱정을 피할 수 있다. K리그1 순위 결정은 ‘승점→다득점→득실차→다승→승자승→벌점→추첨’ 순으로 이뤄져서다.

이번 주말, 강등을 피하기 위한 제주의 혈투가 시작된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