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빨리 돌려보기’ 기능에…영화계 “황당하고 모욕적”

입력 2019-10-30 17:03 수정 2019-10-30 19:29
넷플릭스. 연합뉴스

글로벌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신작 영화에 대해 ‘빨리 돌려보기’ ‘느리게 돌려보기’ 기능을 추진하고 있어 영화계 인사들이 반발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모바일로 신작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이용자 임의로 속도를 조절해 볼 수 있는 기능을 시험 중이라고 영국 BBC가 29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만 적용된 이 기능은 1.5배 빠르게 보기부터 0.5배 느리게 보기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인들은 넷플릭스의 방침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과 ‘인크레더블’의 감독인 브래드 버드는 28일 트위터를 통해 “이미 피를 흘리고 있는 영화계에 또다시 칼을 댄 것”이라고 비난했다.



영화 ‘사고친 후에(Knocked Up)’의 주드 아패토우 감독도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영화 시간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원래 보는 대로 볼 수 있도록 내버려 둬라”는 글을 남겼다.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러브’를 만들기도 했던 그는 넷플릭스의 이번 시도에 대해 “황당하고 모욕적”이라고 불쾌해 했다.

영화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의 피터 램지 감독은 “콘텐츠를 시청하는 데 게으르고 취향도 없는 자들을 위해 모든 서비스를 해줘야 하나?”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BBC는 이날 보도에서 영상을 빨리 돌려보는 것을 선호하는 시청자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글 크롬, 유튜브, 애플 팟캐스트에서는 속도 조절 기능이 있다”고 설명했다.

‘효율성이 전부다’(Efficiency is Everything) 웹사이트의 크리에이터인 마이클 커크는 “같은 플롯과 농담을 10% 빠르게 재생한 것뿐”이라며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키이라 로빈슨 넷플릭스 부사장은 “이번 실험은 오로지 모바일용이며 이용자들이 태블릿이나 휴대전화로 영화를 볼 때 속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면서 “오래전부터 DVD를 볼 때 사용할 수 있었던 기능이자 우리 회원들이 그간 꾸준히 요구해온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면을 다시 보거나 외국어 영화는 천천히 보기를 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로빈슨 부회장은 “넷플릭스가 단시일 내 이 기능을 상용화할 계획은 없다”며 “이 기능을 도입할지 여부는 사람들의 반응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