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째려본 스웨덴 ‘환경소녀’, 환경상 수상 거부

입력 2019-10-30 15:57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 운동을 주창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스웨덴 출신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자신에게 수여된 상을 거절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상이 아니라 기후변화를 해결할 과학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북유럽 5개국 협의기구인 북유럽이사회(Nordic Council)는 29일(현지시간) 올해 환경상 수상자로 툰베리를 선정했다. 북유럽이사회는 툰베리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환경 및 기후 관련 논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툰베리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시상식에 불참했다. 대리인이 참석해 툰베리가 수상을 거절했다는 의사를 대신 전했다. 상금 35만 크로네(약 6000만원)도 받지 않겠다고 했다.

툰베리는 이날 인스타그램에 “기후 운동을 위해 다른 상이 필요하지 않다”며 “정치인과 권력자들이 현존하는 최선의 과학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툰베리는 환경오염이 미래 세대가 살아갈 터전을 파괴한다고 보고 지난해 8월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거부 운동을 했다. 툰베리는 학교에 가지 않는 대신 스웨덴 의회가 기후 변화 해결을 위해 나서라며 의회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는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켜 100여개국에서 100만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운동에 동참했다.

툰베리는 지난달 말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가 아니라 돛단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가기도 했다. 기후변화를 막겠다는 신념에 따라 엄청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비행기 탑승을 하지 않은 것이다. 툰베리는 무려 영국 플리머스에서 출항해 2주 만에 뉴욕에 입항했다.

툰베리는 유엔 기후변화 정상회의 참석 당시 회의장을 깜짝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매섭게 노려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 자체가 거짓이라고 보고 파리기후협약에서 미국을 탈퇴토록 한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