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견 한 마리가 미군 특수부대의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르크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군견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알바그다디는 지난 26일 자정쯤 시리아 북서부 이들리브주에서 미군의 습격으로 쫓기던 도중 막다른 터널에 이르자 폭탄 조끼를 터뜨려 자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폭으로 인해 군견은 상처를 입었지만, 곧 회복돼 임무에 재투입됐다는 게 미 국방부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이 군견의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지만 군견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같은 날 CNN은 미 국방부의 설명을 통해 이 군견의 이름이 기밀부대의 정체와 연관돼 공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군견의 품종이 ‘벨지안 말리노이즈’라고 밝혔다. 애견협회인 아메리칸 케널클럽에 따르면 이 품종은 높은 지능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경찰견 혹은 군견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2011년 알카에다 수괴인 오사마 빈라덴 사살 때에도 카이로라는 벨지안 말리노이즈 품종의 군견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뉴스위크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전날 이 군견의 이름을 코난이라고 밝히며, 코미디언인 코난 오브라이언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통상 벨지안 말리노이즈는 해외 전방 작전기지에서 폭탄 감지견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이는 군견이 수행하는 임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벨지안 말리노이즈 외에도 독일 셰퍼드, 골드 래브라도 등이 흔히 탐지견으로 일한다.
이 밖에도 해군의 잠수함이나 선박처럼 한정된 공간에서는 잭러셀이나 비글처럼 소형 품종의 개가 탐지 전용 훈련을 맡는다.
군견이 문서로 등장한 것은 기원전부터다. 기원전 479년 고대 페르시아 크세르크세스의 그리스 침입, 기원전 600년 그리스 리디아 철기 왕국의 전투에서도 개가 투입됐다는 기록을 찾을 수 있다.
31 훈련대대 부대 사령관인 매튜 코왈스키는 “군견의 역할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해왔다”며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에서는 터널견이나 보초견으로 활용됐지만 지금은 사제폭탄이나 사람을 찾아내는 데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기계가 군견의 역할을 대체할 가능성에 대해선 코왈스키는 “수년간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군견의 작업을 대신하기 위해 노력했다. 군견의 후각은 우리가 개발한 어떤 장비보다 1만배 이상 민감하다”며 “폭발물이나 마약을 탐지하는 작업은 결코 대체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