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care(난 신경 안 써)” 연쇄살인마가 죽기 전 한 말

입력 2019-10-29 15:48 수정 2019-10-29 16:09
야후뉴스 캡처

1990년대 호주 전역을 발칵 뒤집은 연쇄살인사건을 그린 영화 ‘울프 크릭’의 실제 주인공 아이번 밀럿이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 그는 숨지기 전 피해자와 유족을 향해 “I don’t care. That’s it. (난 신경쓰지 않는다.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야후뉴스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밀럿은 지난 27일 투옥 중 위암과 식도암으로 숨졌다. 그의 나이 74세였다. 밀럿은 1996년 7월 27일 7명을 살인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경찰은 밀럿의 여생이 얼마 남 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암 병동에서 그를 8번 면회했다. 여죄를 자백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다. 경찰은 이미 드러난 범죄 외에도 그가 실종과 살인 총 6건을 더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밀럿은 자백은 커녕 일말의 죄책감도 보이지 않았다. 형사가 자신을 압박하고 있다고 불평하며 면회 도중 조는 시늉을 하며 조롱하기도 했다.

그가 사망하고 다음날인 28일 경찰은 그의 마지막 인터뷰를 ‘A Current Affair’를 통해 공개했다. 영상 속 밀럿은 시종일관 보는 이들을 경악케 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경찰이 밀럿에게 유족의 사연을 보여주려고 하자 이를 거부하면서 “내가 왜 이걸 봐야하나. 난 전혀 미안하지 않다. 내가 왜 미안해 해야하지? 사람은 결국 다 죽는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마지막으로 그에게 “죽음을 앞둔 상태인데,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고 물었다. 그는 “난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1989년부터 1992년 사이 호주 시드니에서 실종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다. 대부분 배낭을 멘 여행객이었다. 1992년 9월 19일을 시드니 남서쪽에서 120㎞ 떨어진 벨랑글로 주립 삼림공원에서 실종자의 시신이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부패된 시신이 잇달아 발견됐다. 독일인, 영국인 등 국적도 다양했다. 시신 대부분은 총상과 흉기 자국으로 범벅돼 끔찍한 상태였다. 한 시신은 머리가 없었다. 당시 경찰은 “마치 사냥을 당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호주 경찰 측으로 “범행의 대상이 될 뻔 했다”는 제보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영국인 제보자 폴 오니언스는 “4년 전 호주 배낭 여행 중 휴게소에서 콧수염이 특이한 ‘빌’이라는 남자가 다가와 차를 태워주겠다고 해 그 차를 얻어탔다. 빌은 삼림공원 입구로 가 총으로 날 위협했지만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호주 경찰은 그의 진술이 유의미한 것으로 판단하고 용의자를 좁혀 밀럿 검거에 성공했다. 그의 집에서 총기와 배낭 여행객 물품 여러개가 발견됐고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