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김경수·이재명 ‘수원 술자리 회동’, 무슨 일?

입력 2019-10-29 14:21 수정 2019-10-29 19:36
양정철(왼쪽부터) 민주연구원장,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측 제공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병참기지’를 자처한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가 28일 밤 한자리에 모였다.

내년 총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양 원장과 김 지사, ‘비문’ 대표주자인 이 지사가 전격 회동한 것은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면서 당내 분열 양상이 표면화하자 ‘원팀’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의미로 풀이된다.

29일 민주연구원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세 사람은 28일 저녁 경기도 수원의 한 식당에서 3시간가량 반주를 곁들인 저녁을 함께 했다. 양 원장과 김 지사, 이 지사가 한자리에서 만난 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와 경쟁했던 전해철 민주당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가 늦게까지 이어져 부득이하게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나 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측 제공

이번 회동은 양 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동시에 나란히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지사와 이 지사는 ‘동병상련’의 심정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은 만찬 회동에서 21대 총선 승리를 위해 친문과 비문 지지자들 간 통합과 단결에 힘을 합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경선 과정 등에서 친문과 비문 진영 간 반목과 갈등을 표출하기도 했다.

민주연구원 측 관계자는 “재판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은 이 지사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며 “양 원장과 김 지사가 당내 선후배이자 동지로서 ‘형제의 마음’으로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남도당-경상남도 정책협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8일 수원 회동에 대해 “공식적으로 얘기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이 지사도 힘들고 어려운 처지고 서로 비슷한 처지라 위로 겸 서로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문과 비문 지지자들 간 갈등 양상을 묻는 질문에 “제가 그런 얘기를 할 건 아닌 것 같다”며 “처지가 어렵고 하니 격려하는 자리였다. 크게 보면 나라도 어렵고 국정도 어려운 상황인데 뜻과 힘을 모으자. 당을 위해서 뭘 해야 하지 않겠냐. 그런 역할을 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였다”고 했다.

양정철(왼쪽부터) 민주연구원장,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28일 경기도 수원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측 제공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