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총선 병참기지’를 자처한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과 김경수 경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가 28일 밤 한자리에 모였다.
내년 총선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양 원장과 김 지사, ‘비문’ 대표주자인 이 지사가 전격 회동한 것은 ‘조국 사태’ 등을 거치면서 당내 분열 양상이 표면화하자 ‘원팀’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의미로 풀이된다.
29일 민주연구원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세 사람은 28일 저녁 경기도 수원의 한 식당에서 3시간가량 반주를 곁들인 저녁을 함께 했다. 양 원장과 김 지사, 이 지사가 한자리에서 만난 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경기지사 후보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와 경쟁했던 전해철 민주당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가 늦게까지 이어져 부득이하게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양 원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거론되면서, 동시에 나란히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지사와 이 지사는 ‘동병상련’의 심정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사람은 만찬 회동에서 21대 총선 승리를 위해 친문과 비문 지지자들 간 통합과 단결에 힘을 합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경선 과정 등에서 친문과 비문 진영 간 반목과 갈등을 표출하기도 했다.
민주연구원 측 관계자는 “재판 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은 이 지사를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만난 것”이라며 “양 원장과 김 지사가 당내 선후배이자 동지로서 ‘형제의 마음’으로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지사는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경남도당-경상남도 정책협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28일 수원 회동에 대해 “공식적으로 얘기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이 지사도 힘들고 어려운 처지고 서로 비슷한 처지라 위로 겸 서로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친문과 비문 지지자들 간 갈등 양상을 묻는 질문에 “제가 그런 얘기를 할 건 아닌 것 같다”며 “처지가 어렵고 하니 격려하는 자리였다. 크게 보면 나라도 어렵고 국정도 어려운 상황인데 뜻과 힘을 모으자. 당을 위해서 뭘 해야 하지 않겠냐. 그런 역할을 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취지였다”고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