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문 대통령 겨냥해 “외세에 구걸하는 구차한 추태”

입력 2019-10-28 10:14
북한 매체가 28일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민족단합의 소중한 성과물을 외세의 ‘공’으로 떠넘기면서 ‘지지’와 ‘협력’을 구걸하기에 여념이 없는 남조선당국의 구차스러운 추태는 실로 민망스럽기 짝이 없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로 주한외교단을 초청해 개최한 리셉션에서 했던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화 공사가 진행중인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지난 27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역사의 교훈을 망각한 어리석은 행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조선에서 민족의 존엄과 이익조차 외세에 서슴없이 섬겨 바치는 어리석은 처사가 빈번히 재현되고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매체는 문 대통령이 행사에서 ‘한반도평화를 위한 환경이 달라진 것은 국제사회의 협력 때문이다’, ‘국제사회의 계속되는 지지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을 지목하면서 “사대 매국적 발언이 마구 튀어나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조선반도에서 극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고 좋은 환경이 마련된 것은 우리의 주동적이며 성의 있는 노력에 의해서”라면서 “그런데 남조선당국은 이것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외교단 초청 리셉션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민족끼리는 주한외교단 초청 행사를 1907년 ‘헤이그 특사사건’과 비교하기도 했다.

매체는 “외세가 떠드는 ‘민족자결론’을 믿고 만국평화회의장에 달려가 조선독립을 청원한 우리 민족대표는 유·미 열강들에게서 지지와 동정은커녕 냉대만 당했다”며 “외세는 우리 민족의 존엄과 이익 같은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실로 사대와 외세의존은 망국이 길이며 외세에게 빌붙은 결과는 수치와 오욕뿐임을 새겨주는 뼈저린 교훈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 매체는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을 두고도 “사대와 외세 의존의 멍에를 스스로 짊어지고 굴종의 길을 택한 역대 남조선 당국자들의 매국적 처사가 낳은 필연적 결과”라고 힐난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