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체제 앞에 놓인 난제들’ 우승 말하기보단 토대 쌓을때

입력 2019-10-28 09:43

롯데 자이언츠가 허문회 키움 히어로즈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허 감독은 계약 기간 3년, 총액 10억5000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5000만원)에 지휘봉을 잡았다.

롯데의 19대 사령탑에 오른 허 신임 감독은 부산공고와 경성대를 졸업했다. 1994년 LG 트윈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01년부터 2년 동안은 롯데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2003년 LG로 복귀한 뒤 그해 은퇴했다.

10시즌 동안 주로 백업으로 활약하면서 총 523경기에서 타율 0.269, 20홈런, 129타점을 기록했다. 현역 은퇴 이후 아마추어 지도자를 시작으로 LG 타격코치, 상무 타격코치, 키움 수석코치 등을 거쳤다.

롯데가 허 감독을 선임한 이유에 대해 뛰어난 소통 능력, 지도력, 리그 적응력을 꼽았다. 그리고 허 감독은 데이터에 기반한 경기 운영과 편견 없는 선수 기용을 통해 롯데가 롱런할 수 있는 팀이 되는 데에 일조하겠다고 했다.

허 감독 앞에서 수많은 숙제들이 놓여 있다. ‘10위 꼴찌’까지 추락한 롯데를 단숨에 일으켜 세우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가장 우려와 기대가 교차되는 부분은 키움 출신이라는 점이다. 프런트 야구를 중시해온 키움의 특성을 그대로 답습할 경우 과거의 실패를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 모기업의 입김이 센 롯데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감독이 더 이상 구단에 끌려다녀선 안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감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리빌딩이다. 아니 리모델링이 맞는 말일 것이다. 인위적 리빌딩은 구단 마다 실패로 귀결됐다. 롯데 또한 올 시즌 너무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기에 시대 흐름에 순응하는 리모델링 작업을 해야 한다. 유망주를 무작정 1군에 기용하기 보다는 2군의 육성 시스템을 통해 일정 정도 검증 작업을 거쳐 1군에 투입해야 한다. 그러면서 베테랑과의 자연스런 교체가 이뤄지도록 이끌어야 한다. 뺄셈이 아닌 덧셈의 야구다.

롯데는 현재 올 시즌 48승3무93패, 승률 0.340을 기록했다. 그리고 내년 시즌까지 이어지는 8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후반기 들어 더욱 패배에 익숙해진 롯데다. 패배 근성을 끊어내야 한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의 유산인 ‘노 피어(no fear)’ 정신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허 감독이 언급한 대로 철저한 데이터 야구가 필요하다. 자신의 감만 가지고 선수 기용을 일삼았던 과거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롯데의 과거 공격적인 색깔을 찾아내는 작업도 중요하다.

롯데는 1992년 이후 27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조급히 우승을 말해선 안 된다.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단기간에 결과를 내기 보다는 우승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그래야만 롯데팬들 역시 내년 시즌 사직 구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