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부품업체들 中제조사에 읍소”…삼성 스마트폰 6000만대 중국서 생산

입력 2019-10-28 09:20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드 5G. 연합뉴스

삼성이 연간 생산하는 스마트폰 3억대 가운데 20%인 6000만대를 세계 각국의 자사 공장에서 만들지 않고 중국 업체에 통째로 맡기기로 했다고 조선일보가 28일 보도했다.

가격대만 정해주면 중국 업체가 설계·부품 조달·조립까지 알아서 하는 방식(ODM·제조자 개발 생산)이다.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공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ODM은 제조자 개발 생산(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의 약자다. 하청업체가 유명 브랜드 기업의 주문을 받아 상품 개발부터 디자인, 부품 조달, 생산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대행하는 생산 방식이다.

주문자는 이 제품에 자사 브랜드를 붙여 마케팅하고 판매한다. 주문자가 개발·설계한 대로 하청업체가 생산하는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주문자 상표부착생산)과는 다르다.

삼성에 납품하는 국내 한 중소기업 대표는 “우리에겐 사형 선고”라고 했다. 또 다른 중소기업 대표는 “삼성 물량을 수주한 중국 제조사를 찾아가, 우리 부품 사달라고 읍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창업 이후 52년간 자신을 글로벌 5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만든 자동차 비중을 50%로 줄이기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 3월 베이징 1공장을 폐쇄했고, 기아차도 장쑤성 옌청에 있는 둥펑위에다기아 1공장 가동을 멈췄다. 게다가 현대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전기차로 변하는 패러다임 변화에도 뒤처져 있다.

이는 현대차와 한국 차 산업을 함께 일군 중소 협력 기업에 직격탄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현대차에 납품하는 1차 부품 중소기업은 300여개. 2·3차까지 확대하면 수천개 업체가 줄도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달 초 현대차 외부 자문위원회는 내연기관에서 친환경차로의 변화, 공유경제 등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 인력의 20~40%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3위 대기업 SK그룹은 모태 사업인 석유화학사업이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SK그룹 계열 화학사인 SKC는 지난 8월 주력인 화학 부문을 떼어내 SKC PIC(가칭)를 만든 뒤 이 회사 지분 49%를 매각한다고 밝혔다. SKC는 대신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업체인 KCFT를 인수할 예정이다. 화학 부문을 판 자금으로 배터리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이다.

다른 계열사인 SK종합화학도 신규 수익 사업을 찾기 위해 지난 15일 프랑스 석유화학 업체 아르케마의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을 3억3500만유로(4400억원)에 인수했다. SK그룹에서 정유 화학사업이 그룹 전체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때 30~40%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한 자릿수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