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진출 팀으로 12년 만의 최약체 평가를 받았던 워싱턴 내셔널스가 강력한 우승후보인 휴스턴 애스트로스 원정 2연전에서 모두 승리했다. 이제 86년 만에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에서 치러지는 월드시리즈 홈 3연전 중 2승만 거두면 우승한다. 언더독의 반란이 눈앞에 다가왔다.
워싱턴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로 찾아간 월드시리즈 2차전 원정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몰아쳐 휴스턴을 12대 3으로 격파했다. 적진에서 2연승을 챙긴 워싱턴은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홈 3연전을 갖는다.
워싱턴 DC의 월드시리즈 개최는 1933년 이후 86년 만의 일이다. 당시 연고구단 워싱턴 새네터스는 뉴욕 자이언츠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내줬다. 앞서 1924년 월드시리즈를 정복했는데, 지금까지 워싱턴 연고구단의 유일한 우승으로 기록돼 있다. 이마저도 당시의 워싱턴은 1960년 연고지를 이전해 지금에 이른 미네소타 트윈스의 전신이었다.
지금의 워싱턴은 캐나다 몬트리올 엑스포스에서 연고지를 이전해 2005년에 창단된 팀이다. 지금까지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워싱턴 야구팬들은 86년 만에 안방에서 관전할 월드시리즈에서 연고구단으로 95년 만에, 지금의 팀으로 창단 후 14년 만에 우승을 목격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워싱턴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언더독이었다. 밀워키 브루어스, LA 다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차례로 격파하고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미국 언론들의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2007년 월드시리즈에 오른 콜로라도 로키스 이후 최약체라는 혹평도 있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가 시작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전날 1차전에서 선발 맥스 슈어저를 앞세워 승리한 워싱턴은 이날 2차전에서는 2-2로 맞선 7회초부터 3이닝 동안 10점을 뽑아 휴스턴의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타선의 화력을 등에 업은 워싱턴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6이닝을 7피안타(1피홈런)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MLB닷컴은 ‘챔피언십시리즈나 월드시리즈와 같은 7전 4선승제에서 초반 2연승을 거둔 팀의 우승 확률이 84.5%’라는 통계를 인용했다. 워싱턴은 앞서 세인트루이스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원정 2연전을 승리하고 홈 2연전도 이겨 4전 전승으로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