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 9차 사건 당시 경찰이 진범으로 몰았던 윤군(당시 19세, 현재 사망)을 포대자루 속에 넣고 구타해 허위자백을 받아냈다는 증언이 나왔다.
윤군 변호를 맡았던 정해원 변호사는 24일 오전 CBS노컷뉴스 인터뷰에서 “당시 윤군은 ‘나는 (김양을) 죽인 사실이 없다. 경찰이 포대자루 속에 나를 집어넣고 구타를 했다. 너무 무서워서 자백을 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화성 9차 사건은 1990년 11월 15일 오후 6시30분쯤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야산에서 13살 김모양이 성폭행당한 뒤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11월 9일 발생한 또 다른 20대 여성 강제추행 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윤군을 연행해 조사를 벌였고 윤군의 자백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윤군은 DNA 조사로 혐의를 벗었다.
정 변호사는 당시 “변호인으로 선임되자마자 윤군을 만나려 했지만 경찰에서 면담을 못 하게 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또 경찰이 윤군을 체포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9차 사건 직전 발생한 강제추행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에게 신체접촉을 하고 도망간 남성 얼굴을 보지 못했으며 윤군을 범인으로 지목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과거 한 차례 비슷한 범행으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윤씨를 체포했다는 것이다.
그는 윤군 사건을 송치받은 수원지검 역시 윤군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지만 체액 감식을 통해 진범이 아닌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후 재판 과정에서 강제추행에 대해서는 유죄를 받은 윤군은 20대 후반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경찰은 화성 사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이춘재의 DNA와 자백을 바탕으로 9차 사건 역시 이춘재 소행으로 보고 있다.
송혜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