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 병동서 이뤄진 참전용사와 반려견 패치의 마지막 만남

입력 2019-10-24 00:20
CNN 캡처

미국에서 죽음을 앞둔 전역 군인의 마지막 소원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은 임종 직전 마지막 소원으로 그가 사랑하던 반려견과의 만남을 택한 한 남성의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보도했다.

미국 남서부의 뉴멕시코에 사는 존 빈센트(69)는 베트남전에 참전한 해군 출신의 전역 군인이다. 그는 군 복무를 마친 뒤 이웃집에서 태어난 요크셔 테리어 패치를 입양해 5년 전부터 함께 살고 있었다. 가족이 없던 빈센트에게 패치는 둘도 없는 친구이자 가족 같은 존재였다.

은퇴 이후 빈센트는 패치와 매일 저녁 함께 산책하며 어디든 함께 다녔다. 패치는 외롭던 빈센트의 곁을 항상 지켰고 그는 강아지로부터 큰 위로를 받았다.
미국에서 한 남성이 임종 직전 마지막 소원으로 그가 사랑하던 반려견과의 만남을 택한 사연이 알려지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CNN 캡처

CNN 캡처

그러던 중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빈센트는 호스피스 센터에 들어오게 됐다. 빈센트가 입원한 레이몬드 G. 머피 VA 메디컬 센터의 호스피스 케어 센터에는 반려견을 데리고 들어올 수 없기에 빈센트는 패치를 동물보호소에 보내야만 했다.

이곳에서 치료를 받던 빈센트는 얼마 전 의사에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 소식을 접한 사회복지사 에이미 닐은 빈센트에게 마지막 소원을 물었고 잠시 고민하던 빈센트는 “패치를 만나고 싶다”고 답했다.

이에 에이미는 패치를 관리하고 있던 동물보호소로 즉각 전화해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동물보호소 관리 직원들은 패치와 함께 빈센트가 있는 호스피스를 방문했다. 병원에 가는 내내 조용했던 패치는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빈센트에게 달려들어 얼굴을 핥으며 반갑다는 듯 낑낑거렸다. 빈센트는 패치에게 “그래 아빠야. 아빠를 보니 행복하니, 아빠도 너를 보니 너무 행복하구나”라고 말하며 강아지를 하염없이 쓰다듬었다.
CNN 캡처

빈센트와 패치의 재회 장면을 옆에서 지켜본 동물보호소 관리자 대니 네바레즈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조용하던 패치가 빈센트를 보자 흐느끼기 시작했다”며 “마치 지금 이 순간이 어떤 순간인지 아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한동안 빈센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마지막 인사를 나눈 패치는 다시 동물보호소로 돌아갔다. 동물보호소에 의하면 패치는 입양처가 결정돼 곧 새로운 가족에게 보내질 예정이다.

소설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