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100명이 산다면…단 1명이 44명의 부(富) 소유

입력 2019-10-22 15:21
연합뉴스

지구 전체에 100명이 살고 있다고 가정하면 단 1명이 가진 부(富)가 44명이 가진 부와 맞먹는다. 세계 전체적으로는 부의 양극화 현상이 일부 완화됐지만 상위 0.9%가 전체의 44%에 가까운 부를 여전히 독점하고 있다. 한국 성인 가운데 100만달러(11억7000만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백만장자는 74만명에 달한다.

크레디트스위스(Credit Suisse)는 21일(현지시간) 발간한 ‘2019 글로벌 웰스 보고서’에서 상위 0.9%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부를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4680만명(전체의 0.9%)이 전 세계 전체 부의 44%에 해당하는 158조300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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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반 기준으로 지난 1년간 100만달러 이상의 자산 보유자는 110만명이 늘어났다. 100만달러 이상 자산가의 나라별 분포는 미국 1860만명(67만5000명 증가), 중국 450만명(15만8000명 증가), 일본 약 300만명(18만7000명 증가), 호주 120만명(12만4000명 감소) 등으로 분석됐다. 호주의 감소는 환율 탓이 컸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100만달러 이상의 자산가 중에서는 미국이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상위 10%의 부자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중국이 미국을 처음으로 앞섰다고 미 CNBC 방송은 전했다.

반면 전 세계의 하위 50%가 보유한 자산은 전체의 1%를 밑돌았다. 하위 90%가 보유한 자산은 전체의 18%에 불과했다. 상위 1%가 보유한 자산 비중은 2000년 47%에서 올해는 중산층 증가 등으로 45%로 하락했다. 1만~10만달러 사이의 자산 보유자는 2000년 이후 3배나 증가한 16억6100만명(32.6%)으로 늘어났다.

보고서는 자산 보유 기준으로 한국의 성인 1명당 평균 자산은 17만5020달러(2억491만원)이고 1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성인은 74만1000명이었다. 글로벌 ‘톱 1%’에 포함되는 한국 성인은 80만6000명이라고 밝혔다. ‘톱 10%’에는 1230만8000명의 한국 성인이 포함됐다고 집계했다. 한국 성인의 총자산은 7조3000억달러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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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성인의 평균 자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균을 훨씬 웃돌고, 서유럽 국가와 유사한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한국의 부 지니계수는 61%, 상위 1%가 전체 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라면서 한국의 평균 부는 높은 수준이고 부의 불평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설명했다. 지니계수는 클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의미다.

한국인의 자산 가운데 비금융자산 비중은 높은 부동산 가격 등으로 63%에 달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높은 저축률 등에 비춰볼 때 이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인의 부채는 전체 자산의 18%로 고소득 국가의 평균보다 높지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