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내 분열 조짐에 “공화당은 나를 위해 싸워달라”

입력 2019-10-22 15:0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에 맞서 자신을 위해 싸워달라고 공화당 의원들에게 촉구했다. 민주당의 탄핵 공세가 거세지는 상황에서 당내 단합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각종 실책이 거듭되며 공화당 의원들의 이반 조짐이 뚜렷해지자 이를 다잡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공화당은 더욱 강해져야 하고 싸워야 한다”며 “공화당에는 훌륭한 싸움꾼이 많지만 그들은 더 강해져야 하고 더 싸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냐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공화당을 해치려 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최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동조하는 태도를 취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강행, 내년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최장소 논란 등 각종 잡음이 불거지면서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점차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내에서 ‘트럼프 저격수’로 통하는 밋 롬니 상원의원은 탄핵 표결이 열릴 경우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내에서 비판이 고조되는 데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민주당 주도의 탄핵 조사와 시리아 주둔 미군 문제와 관련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G7 정상회의를 자기 소유 리조트에서 열려던 계획은 당내 반발을 못 이기고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에 자기 결정을 뒤집는 것은 상당히 드문 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민주당을 겨냥해 “그들은 비열한 방식으로 싸운다. 그들은 너저분한 정치인이고 그들의 정책도 너저분하다”면서도 “하지만 그들은 공화당이 갖지 못한 두 가지를 갖고 있다. 그들은 사악하고 잘 단합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는 밋 롬니 같은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자신을 연일 비난하는 롬니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리며 공화당이 단일 대오로 민주당과 맞서야 한다고 촉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의 지지를 받고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공화당은 내게 큰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답했다. 또 ‘당내에서 소외될 것을 우려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