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공수처, ‘황교안 검사’ 부류 조사 ”…한국당 “저렴한 패악질”

입력 2019-10-20 18:29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걸 의원이 2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정면으로 공격했다. 한국당은 즉각 “야당 대표에 대한 저렴한 패악질”이라며 반발했다.

황교안(오른쪽)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가 2015년 6월 국회에서 오전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은 이날 검찰개혁특위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한국당이 공수처법을 말도 안 되는 말로 폄하하고 있다”며 이른바 ‘삼성 떡값 리스트’ 사건을 불쑥 거론했다.

그는 “황 대표가 검사 재직 시절 ‘삼성 비자금 리스트’에 올랐던 것 기억하나”며 “당시 그 리스트의 신빙성은 입증됐지만 그 어떤 조사도 받지 않은 사람들이 리스트에 돌랐던 검사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수처법은 리스트에 올랐지만 조사와 처벌을 받지 않은 황교안 검사와 같은 사람들을 조사하는 법”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공수처법은 유례없는 법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검찰이 유례없는 검찰이기 때문에 그렇다”며 “촛불은 공수처법을 반드시 처리하라고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야당 대표에 대한 저렴한 패악질이 달빛과 어우러져 더러운 악취를 풍긴다”며 “조국 사태 이후 민주당이 굳게 믿었던 도끼에 발등이라도 찍힌 듯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김 대변인은 “이 의원은 공수처법이 검찰개혁이라는 그동안의 거짓말을 스스로 시인했다. 민주당답지 않게 진실을 말한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집 나간 검찰을 잡아 오기 위해 공수처를 동원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아직도 70년대 운동권 시절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시대착오적 정신상태가 ‘종특’(종족특성)인가 보다”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과 황 대표는 경기고 72회 동창이자, ‘40년 지기’ 친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공직과 정치권에 발을 들이고 각자 다른 길로 가면서 ‘대치’ 상황이 종종 연출되고 있다.

이 의원은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원내대표 시절 황 대표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되자 “김기춘 아바타”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