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기 소유 리조트서 G7 개최 계획 철회… “미친 언론·민주당 때문”

입력 2019-10-20 14:03

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기 소유 리조트에서 2020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열겠다는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 미국 언론과 민주당을 중심으로 사익 추구 비난이 거세게 일어나자 결국 뜻을 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를 대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언론과 민주당이 광적이고도 비이성적인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2020년 G7 정상회의 개최장소로 마이애미주 트럼프 내셔널 도럴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즉각 다른 장소를 물색할 것이다. 캠프 데이비드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지난 17일 미국에서 열리는 내년도 G7 정상회의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인근에 위치한 트럼프 내셔널 도럴 리조트에서 열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G7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는데 이를 백악관이 공식화한 것이다. 직후 의회와 언론을 중심으로 사익 추구 비판이 쏟아졌다. 트럼프 대통령 편에 서왔던 공화당 의원들조차 이번 일만큼은 옹호해줄 수 없다며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트럼프 내셔널 도럴에서 G7 정상회의를 개최하려 했던 건 조국을 위해 뭔가 좋은 일을 해보려는 의도였다”며 “그곳은 수백 에이커 부지에 세워진 크고 거대한 시설로서 마이애미 국제공항과 가깝다. 굉장한 연회장과 회의실도 갖추고 있으며 각국 대표단에게 50~70개 객실을 갖춘 건물을 내줄 수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익 추구 논란과 관련해서는 “나는 이익을 전혀 바라지 않았고 법이 허용한다면 미국에 아무런 비용도 물리지 않으려 했다”며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적대적인 언론과 그들의 민주당 동반자들은 미친 듯이 반대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G7 정상회의가 도럴 리조트에서 열렸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한 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도널 리조트는 최근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리조트는 2015~2017년 사이 수익이 무려 69%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년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6월은 겨울철 휴양지인 마이애미에서는 비수기에 해당한다. 백악관은 리조트 측에 실비만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역을 설명한 적은 없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