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사상 최초의 아시아 국적 신인왕 임성재(21)가 올 시즌 목표로 우승을 말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남긴 제주에서 투어 첫 승을 조준한다.
임성재는 16일 제주도 서귀포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2019-2020시즌 PGA 투어 더 CJ컵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의 목표로 “지난 시즌에 나간 투어 챔피언십(플레이오프 최종전)에 올 시즌에도 진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올 시즌에는 우승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지난 13일 인천 연수구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2019시즌 최종전으로 막을 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1부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PGA 투어를 정복하지는 못했다. 2018-2019시즌 PGA 투어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된 그는 올 시즌 우승을 조준하고 있다.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17일 개막하는 더 CJ컵은 국내 유일의 PGA 투어 정규대회다.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고등학생 시절을 충남 천안에서 나고 서울에서 골프선수로 활동한 임성재에게 제주는 유년기의 기억이 있는 곳이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르게 제주는 임성재의 고향이 아니다. 하지만 골프를 시작한 선수 이력의 고향은 제주다. 부친 임지택씨는 임성재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만난 기자들에게 “아들이 골프를 정식으로 배운 시기는 일곱 살이지만, 걸음마를 뗄 때쯤부터 골프채를 휘두르며 놀았다. 내가 골프를 즐겨 집에 골프채가 있었다”고 했다. 임성재는 그렇게 골프를 시작했다고 한다.
PGA는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임성재에게 2018-2019시즌 신인왕 트로피 수여식을 열었다. 타이 보토 PGA 국제부문 사장은 임성재에게 트로피를 수여했다. 임성재는 부모와 함께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어 보였다.
-PGA 신인상을 수상한 소감은?
“이렇게 신인상을 받게 돼 기쁘다. 아시아, 그리고 한국인 최초로 받아 자부심이 생겼다. 앞으로도 PGA 투어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 감사하다.”
-다친 팔은 괜찮은가(임성재는 지난주 제네시스 챔피언십 기간에 수면 중 팔을 다쳤다).
“지금은 좋아져 아픔을 느끼지 않는다(웃음). 예방 차원 테이핑만 했다.”
-사이사이에 손을 만지던데.
“그냥 만진 것이다(웃음).”
-(기자회견장에서 지난 시즌 활약상을 담아 상영한) 영상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가.
“홀인원을 두 번했다. 그게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홀인원이 하기 힘든 것이 아닌가. 영상 보면서 (홀인원 장면을 보고) 신기했다.”
-신인왕 이후 한국에서 달라진 것이 있는가.
“신인왕으로 한국에 들어오고 최근 연습 경기장에 갔는데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줬다. 그게 지난 시즌과 다른 점이다. 이제 골프장에서도 많이 알아본다.”
-새 시즌 계획은 무엇인가.
“올 시즌 PGA 투어에서 30~35개 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다. 지난해와 달라진 것은 없다.”
-지난 시즌에는 코스 적응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올 시즌에도 같은 횟수의 출전을 계획한 이유는 무엇인가.
“PGA는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꿈의 무대다. 출전하지 않으면 아까운 기분이 든다. 경기를 많이 출전하는 게 즐겁다.”
-CJ컵은 타이틀 스폰서 대회여서 남다를 수 있다. 어떤 각오로 임하고 있는가.
“우승도 좋지만 매 라운드마다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그러면 더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톱10에 들었으면 좋겠다.”
-개리 우들랜드, 제이슨 데이와 같은 조에서 출발한다. 그들에게 제주의 경험을 전수해 줄 수 있는가.
“(제주는) 바람이 많이 분다. 우들랜드나 데이는 샷 기술이 좋다. 바람을 덜 타면 샷 기회를 많이 얻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탄도의 조절이 좋으면 많은 버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인가.
“올 시즌에는 우승을 한번 해보고 싶다. (지난 시즌에) 투어 챔피언십까지 갔는데 올 시즌에도 그걸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서귀포=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