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대신 포용’을 내걸고 범죄에 대한 평화적 대응을 강조해온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정책이 논란에 휩싸였다. 멕시코 내 살인 사건이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전 멕시코 정부는 자국 내 살인 증가 추세가 하락세를 맞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같은 시간 멕시코 중서부 미초아칸주에서 영장 집행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경찰 13명이 마약 카르텔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 30여명의 급습을 받아 목숨을 잃었다.
이번 사건으로 올해 멕시코의 살인 건수는 최고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증가 추세가 꺾이기 시작했다는 정부의 발표가 무색해졌다.
AP통신은 숨진 경찰 13명의 추도식이 지난 15일 미초아칸주에서 열렸지만 5명의 유족은 불참했다고 보도했다. 유족들은 가볍게 무장한 젊은 경찰들이 지원병력도 없이 중무장한 범죄조직을 상대해야 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는 범죄 줄이기를 역점 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던 이전 펠리페 칼데론 정권과 달리 평화로 범죄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경찰과 군의 무력 사용을 자제시킨 상황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 5월 무장괴한에게 습격을 당해 무기를 빼앗기는 등 온갖 수모를 겪은 군인들을 초청해 격려하기도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치안 대책으로 창설한 국가방위대는 미국의 이민자 저지 압박 속에 국내 치안 대신 남부와 북부 국경 방어에 치중하는 상황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경찰들에게 닥친 비극에 깊은 애도와 유감을 전하면서도 지금의 범죄대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지금의 전략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난 낙천주의자다. 이 나라에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영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