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금속 프레임 안에 코카인을 가득 넣어 출국하려던 80대 콜롬비아 할머니가 공항에서 적발됐다. 할머니는 휠체어에 마약이 들어있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15일(이하 현지시간) 콜롬비아 일간 엘티엠포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3일 메데인 인근 국제공항에서 3㎏가량의 코카인을 소지한 채 스페인행 항공기에 탑승하려던 이레네 메사 데 마룰란다(81)를 체포했다.
이 노인은 ‘마드리드에 있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혼자 여행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공항 마약 단속 경찰은 노인의 휠체어에서 수상한 점을 발견했고 결국 덜미가 잡혔다. 노인이 타고 있던 휠체어의 금속 프레임에 최근 검정 페인트를 칠한 흔적이 있었고 부품도 원래 제품과 일치하지 않았던 것이다.
경찰이 드릴로 휠체어에 구멍을 뚫자 코카인이 철제 프레임 안에 가득차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 노인은 ‘휠체어에 마약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휠체어를 분해해 마약을 담는 것은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범죄 조직이 배후에 있을 것이라 추정했다.
콜롬비아 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노인이 마약을 운반하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경찰은 “마약 조직에게 노인은 쉬운 먹잇감이다. 이들은 당국이 노인들을 엄격하게 검사하지 않는다는 말로 노인들을 설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인들에게 “마약 조직의 꾐에 넘어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