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6일 김 위원장이 ‘혁명의 성지’인 백두산과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백두의 첫눈을 맞으시며 몸소 백마를 타시고 백두산정에 오르시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인근 삼지연군에서 “지금 나라의 형편은 적대세력들의 집요한 제재와 압살 책동으로 의연 어렵고 우리 앞에는 난관도 시련도 많다. 미국을 위수로 하는 반공화국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 앞에 강요해온 고통은 이제 더는 고통이 아니라 그것이 그대로 우리 인민의 분노로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적들이 우리를 압박의 쇠사슬로 숨조이기 하려 들면 들수록 자력갱생의 위대한 정신을 기치로 들고 적들이 배가 아파 나게, 골이 아파 나게 보란 듯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앞길을 헤치고 계속 잘 살아나가야 한다”며 “우리는 그 누구의 도움을 바라서도, 그 어떤 유혹에 귀를 기울여서도 안 된다. 오직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길을 불변한 발전의 침로로 정하고 지금처럼 계속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미국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적인 메시지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백두산과 삼지연군은 김 위원장이 과거 정치외교적으로 중요한 고비 때마다 방문한 장소로 앞으로 비핵화 협상 등 국정운영에 대해 중대한 결심을 할지 주목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