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인질, 35일 버텼다는 건…” 한 시인의 페북 글

입력 2019-10-14 17:37
왼쪽 사진은 연합뉴스.


시인 류근이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두고 쓴 글이 ‘조국 수호’ ‘검찰 개혁’을 외치던 지지자들에게 큰 공감을 얻으며 공유되고 있다.

류근은 14일 페이스북에 “온 가족이 인질로 잡혔는데 35일을 흔들리지 않고 자기 직무에 충실할 수 있는 사람 흔치 않다”며 “자기 수양과 절제, 남다른 인격이 아니고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썼다. 이어 “조국 장관은 국민에게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명분을 온몸으로 증명한 사람”이라며 “인간 조국이 법무장관으로 부각되는 순간, 우리 사회의 모든 적폐와 병폐들이 다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조국 장관 임명 후 정치계 등 사회 온 방면에서 부정 부패가 드러나 시민이 이를 아는데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주장한 류근은 “우리는 조국 장관과 그 가족에게 빚이 많다.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결코 적지 않은 현안들을 들추어내고 바꾸었다. 과제도 남겼다”고 했다.

또 “여기서 더 붙들고 실망하는 것은 그와 그 가족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악마에게 다친 영혼을 위로하는 방법은 더 진정한 마음으로 응원하고 기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조국 장관이 사퇴하며 남긴 ‘불쏘시개’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오로지 굳센 시민의 힘으로 불붙어 싸워야 한다. 노무현도 죽인 검찰 권력”이라고 했다.

조국 장관과 가족의 건강과 평화를 기원한 그는 “처음부터 결코 쉬우리라 생각치 않았다. 좀 더 의연하게 걸어가자. 깊은 물은 느리게 흘러가지만 가장 멀리에 당도한다”며 지지자 집결을 촉구했다. 류근 시인의 글은 짧은 시간에 ‘좋아요’ 등 1700여건의 네티즌 공감을 받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