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세규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이 지난 2일 시험발사된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이 수년 뒤 실전 배치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남 소장은 7일 경기도 과천 방위사업청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극성 3형의 실전배치 시점에 대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 “수년 걸릴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아직 (실전배치 단계라고 보기는) 이를 것”이라며 “한 발을 쏴서 실전배치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남 소장은 “몇 발을 쏴야 실전배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국가마다 다른데 일단 수중에서 첫 발사를 해서 최대 능력을 본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수함의 안정성을 보장하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잠수함에 SLBM을 탑재해 시험발사하려면, SLBM에 대한 안전성을 먼저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북한은 지난 2일 바지선에 설치한 수중발사대에서 북극성 3형을 발사했다.
다만 남 소장은 “북한 입장에서 빠르게 (SLBM을 개발)할 수 있다”면서 SLBM을 잠수함에 탑재해 시험발사할 수 있는 시점을 단정하지는 않았다. 또 “고각(발사) 그리고 고도, 사거리, 탄착 지역을 보면 이전보다 사거리가 50% 이상 증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 SLBM과는) 완전히 다른 무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016년 8월 24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역에서 쏜 ‘북극성 1형’은 500여㎞를 비행해 동해상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다. 지난 2일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된 북극성 3형은 정점고도 910여㎞를 찍었으며 450㎞를 비행했다. 북극성 3형이 1형에 비해 비행거리는 짧았지만 높은 각도로 올려 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거리는 상당히 늘어났을 것이라는 평가다.
군사 전문가들은 800~850㎏ 무게의 핵탄두를 싣는 것을 가정해 북극성 3형 사거리를 1800~2000㎞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탄두부가 뾰족했던 북극성 1·2형과 달리 3형 탄두부는 둥근 모양으로 돼 있어 중국의 SLBM ‘쥐랑-2(巨浪·JL-2)’와 비슷한 ‘다핵(多核) 탄두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은 SLBM 2~3발을 잇달아 쏠 수 있는 3000t급 이상의 신형 잠수함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신포급(2000t급) 잠수함은 SLBM 발사관이 1개뿐이다. 북한은 지난 7월 발사관 3개를 탑재한 것으로 분석되는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바 있다. 남 소장은 북한의 SLBM 방어체계와 관련, “잠수함이나 무인잠수함 등 여러가지”라며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요격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