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LBM 북극성 3형 사거리 50% 이상 증가…수년 뒤 실전배치”

입력 2019-10-07 17:43 수정 2019-10-07 18:04
북한이 지난 2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을 시험발사하는 장면. 이 사진은 발사 다음 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됐다. 연합뉴스

남세규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이 지난 2일 시험발사된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이 수년 뒤 실전 배치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남 소장은 7일 경기도 과천 방위사업청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극성 3형의 실전배치 시점에 대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 질의에 “수년 걸릴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이어 “아직 (실전배치 단계라고 보기는) 이를 것”이라며 “한 발을 쏴서 실전배치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남 소장은 “몇 발을 쏴야 실전배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국가마다 다른데 일단 수중에서 첫 발사를 해서 최대 능력을 본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잠수함의 안정성을 보장하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조하는 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잠수함에 SLBM을 탑재해 시험발사하려면, SLBM에 대한 안전성을 먼저 충분히 검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북한은 지난 2일 바지선에 설치한 수중발사대에서 북극성 3형을 발사했다.

지난 2일 '북극성 3형'이 화염을 뿜으며 발사되는 모습. 연합뉴스

다만 남 소장은 “북한 입장에서 빠르게 (SLBM을 개발)할 수 있다”면서 SLBM을 잠수함에 탑재해 시험발사할 수 있는 시점을 단정하지는 않았다. 또 “고각(발사) 그리고 고도, 사거리, 탄착 지역을 보면 이전보다 사거리가 50% 이상 증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전 SLBM과는) 완전히 다른 무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2016년 8월 24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역에서 쏜 ‘북극성 1형’은 500여㎞를 비행해 동해상 일본 방공식별구역에 떨어졌다. 지난 2일 강원도 원산 북동쪽 해상에서 발사된 북극성 3형은 정점고도 910여㎞를 찍었으며 450㎞를 비행했다. 북극성 3형이 1형에 비해 비행거리는 짧았지만 높은 각도로 올려 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거리는 상당히 늘어났을 것이라는 평가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 1, 2, 3형(왼쪽부터)의 시험발사 장면. 지난 3일 공개된 북극성 3형 발사 사진을 보면 탄두가 1, 2형처럼 뾰족하지 않고 둥글다. 아래 사진은 북극성 3형에 부착된 카메라로 대기권 밖에서 지구를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 연합뉴스

군사 전문가들은 800~850㎏ 무게의 핵탄두를 싣는 것을 가정해 북극성 3형 사거리를 1800~2000㎞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탄두부가 뾰족했던 북극성 1·2형과 달리 3형 탄두부는 둥근 모양으로 돼 있어 중국의 SLBM ‘쥐랑-2(巨浪·JL-2)’와 비슷한 ‘다핵(多核) 탄두미사일’을 개발 중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7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형 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공개한 장면. 이 잠수함은 발사관 3개를 탑재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합뉴스

북한은 SLBM 2~3발을 잇달아 쏠 수 있는 3000t급 이상의 신형 잠수함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신포급(2000t급) 잠수함은 SLBM 발사관이 1개뿐이다. 북한은 지난 7월 발사관 3개를 탑재한 것으로 분석되는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바 있다. 남 소장은 북한의 SLBM 방어체계와 관련, “잠수함이나 무인잠수함 등 여러가지”라며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여러가지 요격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