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명길 “美로부터 새로운 신호 있어 결과 매우 낙관”

입력 2019-10-03 17:21 수정 2019-10-03 18:09
김명길 북한 순회대사(왼쪽)가 스웨덴에서 열리는 북미실무협상 참석을 위해 3일 경유지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출처:JNN 홈페이지)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미 간 탐색전이 4일부터 시작된다. 북한 측 협상 대표가 실무협상에 대해 “매우 낙관한다”고 밝혀 결과가 주목된다.

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를 포함한 북한 대표단은 3일 오전 고려항공을 이용해 경유지인 베이징에 도착했다. 대표단에는 미국담당 국장을 지낸 권정근과 실무자급인 정남혁 등이 포함됐다. 권정근은 차석대표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베이징발 스웨덴 스톡홀름행 중국국제항공 항공권을 발권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대사는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나 “북·미 실무회담에 참석할 것”이라며 “미국으로부터 새로운 신호가 있어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결과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으로부터 받은 새로운 신호가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4일 이뤄질 예비접촉에서는 김 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아닌 차석대표 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측에서는 권 전 국장이, 미측에서는 마크 램버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가 예비접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본 게임’인 실무협상은 5일 열린다. 현재까지 양측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북한은 이날 오전 노동신문 등 관영 매체를 통해 지난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의 발사시험이 성공했다고 보도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올해 10차례 실시된 단거리 미사일·초대형 방사포 발사시험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과 대비된다.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미국은 이번 실무협상과 관련해 시기와 장소 등 북한의 요구를 거의 다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SLBM 도발’에 대한 미 국무부의 반응도 ‘도발 자제’ ‘협상 촉구’의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

협상의 핵심은 북한이 제시할 비핵화 범위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국이 북한에게 제공할 체제안전 보장 및 제재 완화 방안이다. 미국은 그동안 영변 핵시설 동결은 물론, 여기에 더해 추가적인 시설에 대한 비핵화 조치를 요구해 왔다.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비롯한 체제 안전 조치들과 석탄 수출 재개 등 민생경제와 관련된 제재를 풀어 달라고 요구해 왔다. 김 대사가 미측으로부터 ‘새로운 신호’를 받았다고 밝힌 만큼 미국이 비핵화의 대가로 북측의 요구를 일부 들어주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승욱 손재호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