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미탁(MITAG)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부산과 경남, 울산에는 3일 새벽까지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쏟아졌다. 이 때문에 침수나 축대 붕괴 등 크고 작은 태풍 피해가 잇따랐다.
전날부터 3일 오전 7시 현재까지 누적 강수량은 표준관측소 기준 부산 96.6㎜, 울산 171.1㎜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남은 2일 밤 만조때와 겹친 시간에 시간당 최고 70㎜가 넘은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창원시, 사천시, 통영시 등 해안가 도심 저지대가 물에 잠겼다.
부산은 태풍경보가 발효된 2~3일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 2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운항 예정이던 항공 101편(국내선 72, 국제선 29)이 결항했다. 부산항은 2일 오후 6시부터 선박 입·출항과 항만 선적 및 하역작업을 전면 중단하는 등 항만이 일시 폐쇄됐다.
도로 곳곳도 침수돼 통제됐다. 2일 오후 7시 50분쯤 동래구 온천천 연안교 하부도로와 세병교 하부도로, 북구 덕천동 덕천배수장, 사상구 삼락동 수관교 등이 통제됐다. 북구 덕천배수장~생태공원 구간도 인근 낙동강 수위 상승으로 인해 통제됐다. 오후 5시 10분쯤 기장군 저지대가 침수해 가게 및 주택 11곳이 물에 잠겼다.
같은 날 오후 7시 36분쯤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앞 사거리 신호등이 바람에 파손되면서 경찰이 수신호로 차량을 통제했다.
오후 7시 55분쯤 강서구 연대봉 생태터널 인근 도로에는 토사가 흘러내려 경찰이 1개 차로를 통제하고 처리 작업을 벌였다. 강서구 일대 도로 곳곳이 물에 잠겨 오후 7시 48분쯤 지사동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 1대가 고립됐다가 운전자 1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울산에도 크고 작은 생채기를 냈다.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3일 오전 7시 기준으로 울산에는 171.1㎜의 비가 내렸다. 지역별로는 북구 매곡이 248.0㎜로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일부 지역에는 시간당 69㎜의 폭우가 내리기도 했다.
울산시는 2일 오후 11시 40분을 기해 태화강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 홍수주의보는 태화교 수의가 4.5m에 넘어 설 때 내려진다. 그러나 빗줄기가 약해지면서 홍수주의보는 2시간 20여분 뒤인 3일 새벽 2시쯤 해제됐다.
강한 비바람에 울산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5편과 김포와 제주에서 울산으로 오려던 항공기 6편이 결항했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와 주택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울산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남구 장생포 진입로와 아산로 등 총 도로 98곳이 침수됐다. 울산대교와 상방지하차도, 명촌교 지하도 등 주요 도로 일부도 한때 통제됐다.
주택 침수 13건과 하수도 역류 피해 71건도 공식 집계됐다. 북구 연암동 한 아파트 지하상가 일부가 침수했고 천곡동 한 축산물직판장에는 차량 5대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보았다. 하수 역류로 인한 신고(74건)와 낙뢰로 인한 정전피해도 7건도 접수됐다.
태화강 둔치주차장 17곳과 태화강 나들문 5곳, 주요 하천 산책로 출입구가 모두 폐쇄됐다.
경남은 2일 밤사이 폭우가 집중하면서 피해가 다소 발생했다. 진주시 사봉면·진성면 일대 30가구 주민 60명은 반성천 범천을 우려해 피신했다가 복귀했다. 의령군 유곡면 신촌리 10가구 주민 20명, 통영시 광도면 적덕마을 2가구 6명, 통영시 명정동 2가구 2명, 광도면 장애인복지시설 장애인 23명은 집중호우로 주택 등이 잠기자 마을회관, 장애인종합복지관으로 한때 대피했다.
도로 44곳의 통행이 제한됐고 논·밭 침수에 따른 농업 피해가 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도 18개 시·군 공무원들이 3일 오전 현장에 나가 농업피해 면적을 파악하고 있다.
통영 도산면의 한 농장은 집중호우로 축사가 물에 잠겨 닭 3700마리, 기러기 800마리가 폐사했다. 통영 한 정신병원과 거제면사무소 청사에서는 한때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날 밤 만조때와 겹친 시간에 시간당 최고 70㎜가 넘은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창원시, 사천시, 통영시 등 해안가 도심 저지대가 잠겨 배수 요청 수백여 건이 소방서에 쇄도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경남지역 누적 강수량은 산청 305㎜, 남해 234.5㎜, 창원 233.3㎜, 거제 199㎜ 등을 기록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