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초동에서 열린 검찰 규탄 촛불 집회 참석자 규모에 대한 주최 측의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일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서울 지하철 2·3호선 교대역과 2호선 서초역에서 하차한 인원은 모두 합쳐 10만2000여명으로 나타났다. 집회 참가자가 최대 200만 명이라는 주최 측 주장과는 거리가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28일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2·3호선 교대역과 2호선 서초역에서 하차한 사람은 모두 합쳐 10만2229명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승차한 사람은 10만3172명으로 조사됐다. 촛불 집회는 28일 오후 6시에 시작됐다. 집회 시작 2시간 전부터 자정까지 집회 현장에서 가까운 지하철을 이용해 승차, 하차한 인원이 각각 11만명 미만으로 나타난 것이다.
교통공사 자료를 보면 집회 장소와 가장 가까운 서초역 이용객은 집회 상황에 따라 이용객이 늘어났다. 서초역 하차 인원은 오후 4~5시 8461명에서 5~6시 1만8887명, 6~7시 2만397명으로 나타났다. 승차 인원은 저녁 7시~8시 1만715명으로 조사됐다. 직전 1시간 대비 약 6000명이 증가한 수치다. 승차 인원은 저녁 8시~9시 1만2650명 저녁 9시~10시 1만1566명으로 나타났다. 교대역도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촛불 집회가 시작할 때쯤 많은 인원이 서초, 교대역에서 내렸고 집회가 마무리 될 때 쯤 지하철을 이용해 귀가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수치에는 같은 시간 집회 현장 근처에서 열린 ‘서리풀 페스티벌’ 폐막식 참석자들이 섞여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집회 참석자들이 교대·서초역만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주최 측 주장대로 200만 명이 참석했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교대·서초역 하차 인원이 10만2000여명이라는 것은 너무 적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서초역 일대는 차량이 전면 통제됐다고 한다. 집회 참석자 대부분은 지하철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서울 외 지역에서 고속버스를 대절해 집회에 참석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주최 측의 계산대로라면 지하철 이용객을 제외한 150만이 넘는 인원이 버스 등을 통해 집회에 참석해야 한다. 그럴 경우 버스 3만7500대가 필요하다. 버스 한 대에 40명이 탑승했을 경우를 전제한 계산이다.
집회 참석자 규모를 두고 여야와 온라인상에서는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200만 국민이 검찰청 앞에 모여 검찰개혁을 외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 서초을이 지역구인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조국 지지 집회 참가 인원은 많아야 5만 명”이라며 “현장에 조국 사퇴 시위대가 섞여 있었고, 서초역을 중심으로 교대역 방향과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 진행된 서리풀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혼재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인원 산출 근거로 “페르미 추정법(일정 면적을 표본으로 참석자를 추산하는 방식)에 따르면 ‘누에다리~서초역’ 면적은 총 2만2400㎡인데, 3.3㎡(1평)당 앉으면 5~6명, 서 있으면 9~10명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추산인원은 3.3만 명에서 5만 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