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암 환자들은 주위의 지지를 충분히 받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여성 암 환자 4명 가운데 1명은 같은 암을 가진 남성 보다 더 큰 낙인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제약 기업 머크는 23개국 여성 암 환자 4585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정리된 이 같은 ‘여성 암 환자 지원 실태(Supporting Women With Cancer)’ 보고서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는 한국의 여성 암환자 180명이 참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암 환자 5명 가운데 1명(20%)만이 가족 부양 책임을 다하거나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업무를 배정받는 등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다.
또 45%는 진단 전에 징후와 증상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절반(47%)에 가까운 응답자는 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종류의 암 관련 위험 요인에 대한 이해 증진의 필요성과 암 검진 프로그램 및 지원 서비스에 대한 여성의 접근성 개선 여지가 많음을 시사한다.
더불어 여성 암 환자의 25%는 같은 질병을 가진 남성에 비해 더 큰 낙인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머크 헬스케어사업부 CEO인 벨렌 가리조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 암 환자의 건강 및 삶의 질 개선을 위해 고려해야 하는 점과 이들이 암 진단 후 영향을 받는 수많은 요인들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국제암예방연합(UICC)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4%는 암 진단 후 고용주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가임 연령 여성 중 의료 전문가로부터 가족 계획에 대한 조언을 받은 환자는 절반(45%)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42%만이 지원 서비스를 접했던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 암 환자 대상 교육 및 지원에 대한 인식이 낮거나, 실제 이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이 해당 서비스에 반영 및 개선돼야 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성 대상 암 교육 확대 필요성 또한 이번 보고서를 통해 확인됐다. 많은 여성들은 폐암, 대장암과 같이 일반적으로 ‘여성암’으로 간주되지 않는 암의 위험 인자들을 과소평가하고 있었다. 고령 여성과 하위 및 중상위 소득 국가 여성들도 고소득 국가 여성에 비해 진단 전 암 징후 및 증상을 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암예방연합 캐리 아담스 CEO는 “암 증상에 대한 여성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며 이는 여성 고유 암뿐 아니라 폐암, 대장암, 위암 등도 포함된다”며 “여성들이 암 증상과 징후를 더 잘 이해하고 생존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세계 각국의 암 커뮤니티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