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에서 다이빙을 하던 중 오수를 방류하는 수도업체를 발견한 한국인의 이야기가 필리핀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보도됐다.
26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보라카이에서 다이빙 강사로 활동 중인 박부건(39)씨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불락복 해안에서 다이빙을 하고 있었다. 그는 바다 속에서 하수관에 머리가 박힌 멸종위기종 바다거북을 발견했다. 당시 하수관에서는 오물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박씨는 촬영한 바다거북 사진을 본인의 SNS에 올렸다. 이를 본 필리핀 환경청 관계자가 박씨를 접촉해 해당 장소에서 수질검사를 실시했다. 하수관에서 채취한 오수를 검사한 결과 배설물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대장균과 인산염이 허용치를 초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필리핀 환경청은 오수 방류의 책임을 물어 보라카이섬의 수도 사업을 맡고 있는 ‘보라카이 투비시스템’에 지난 21일부터 7일간 임시 영업정지를 명령했다. 보라카이 투비시스템은 보라카이섬 양대 수도업체 중 하나로 섬 전체 물 수요의 25%를 담당한다.
박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로 보라카이섬 전체의 수질오염이 심각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바다거북은 하수관에서 흘러나오는 오수의 따뜻함을 즐긴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