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조국, 재벌에 유학비 받고 탄원서 써줬다”

입력 2019-09-26 15:42 수정 2019-09-26 16:11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대정부질문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한국당 권성동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재벌을 비판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이 비리 재벌인 태광그룹으로부터 3년간 유학비를 지원받고 (구속돼 있는 회장의 보석을 탄원하는) 탄원서를 써줬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인간적인 행위였다”고 해명했다.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이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권 의원은 장관 호칭 대신 ‘법무부를 대표해서 나오신 분’이라고 호명하면서 조 장관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권 의원은 조 장관이 미국 유학 시절 태광그룹이 설립한 일주학술문화재단으로부터 3년 동안 15만 달러 상당의 유학비를 지원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서울대 교수 시절부터 재벌을 비판해왔던 조 장관이 소위 비리 재벌로 지목돼 있는 재벌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며 “2011년, 태광그룹이 수백억원대 비자금 혐의로 수사를 받던 때, 산하 재단의 장학 행사에도 참여해 축사를 했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대정부질문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한국당 권성동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조 장관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석방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이 전 회장은 4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았지만, 술집에 드나드는 등 ‘황제 보석’ 논란에 휩싸여 다시 수감됐다. 권 의원은 “앞에서는 재벌을 비판하고, 뒤로는 재벌의 탄원서를 써줬다”며 “전형적인 언행 불일치, 위선, 이중성의 결정체라 본다”고 쏘아붙였다.

조 장관은 장학금 수령과 탄원서 제출에 대한 부분은 인정했지만 ‘인간적인 도리’에서 한 행위였다고 답했다. 그는 “해외 유학에 상당히 돈이 들어서 정상적으로 지원을 했고 선발되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의 아버진 이인용 회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고, 그분의 아드님이 그런 처지에 있어서 그 정도 보석을 탄원하는 글을 쓴 것은 인간적으로 본다”며 “엄정한 재판은 필요하지만, 피고인의 방어권, 보석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벌이든 누구든 보석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