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26일 “재벌을 비판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이 비리 재벌인 태광그룹으로부터 3년간 유학비를 지원받고 (구속돼 있는 회장의 보석을 탄원하는) 탄원서를 써줬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인간적인 행위였다”고 해명했다.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이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권 의원은 장관 호칭 대신 ‘법무부를 대표해서 나오신 분’이라고 호명하면서 조 장관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권 의원은 조 장관이 미국 유학 시절 태광그룹이 설립한 일주학술문화재단으로부터 3년 동안 15만 달러 상당의 유학비를 지원받은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서울대 교수 시절부터 재벌을 비판해왔던 조 장관이 소위 비리 재벌로 지목돼 있는 재벌로부터 장학금을 받았다”며 “2011년, 태광그룹이 수백억원대 비자금 혐의로 수사를 받던 때, 산하 재단의 장학 행사에도 참여해 축사를 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석방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는 사실도 거론했다. 이 전 회장은 400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업무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건강상의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았지만, 술집에 드나드는 등 ‘황제 보석’ 논란에 휩싸여 다시 수감됐다. 권 의원은 “앞에서는 재벌을 비판하고, 뒤로는 재벌의 탄원서를 써줬다”며 “전형적인 언행 불일치, 위선, 이중성의 결정체라 본다”고 쏘아붙였다.
조 장관은 장학금 수령과 탄원서 제출에 대한 부분은 인정했지만 ‘인간적인 도리’에서 한 행위였다고 답했다. 그는 “해외 유학에 상당히 돈이 들어서 정상적으로 지원을 했고 선발되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전 회장의 아버진 이인용 회장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았고, 그분의 아드님이 그런 처지에 있어서 그 정도 보석을 탄원하는 글을 쓴 것은 인간적으로 본다”며 “엄정한 재판은 필요하지만, 피고인의 방어권, 보석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벌이든 누구든 보석 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