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로 지목된 이모(56)씨의 얼굴이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얼굴은 사건 당시 그려졌던 몽타주와 흡사하다.
25일 오후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는 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 중 하나로 꼽히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이씨를 심층 취재한 내용과 함께 이씨의 얼굴을 공개했다.
공개된 얼굴은 사건 당시 실제 몽타주와 흡사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쌍꺼풀 없는 갸름한 눈매와 얼굴 형태, 긴 콧대, 뾰족해 보이는 턱선 등이 흡사하다.
이와 함께 제작진은 이씨의 지인들을 인터뷰했다. 이씨의 동창은 방송을 통해 “조용한 친구고 혼자 있길 좋아한 친구여서 모두 놀랐다”며 “집안 형편이 그렇게 좋지 않았고 그러다보니 열등감이라고 할까, 어렸을 때 분노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씨의 고향 어른 중 한 명도 “어렸을 적에 인사성이 밝고 착한 아이였다”며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선 다리를 다쳐 병원에 입원한 이씨의 어머니의 모습도 공개됐다.
이씨의 어머니는 “작년에 음식 차려서 교도소에 갔을 때 잔디밭에서 먹었다. 다달이 영치금도 보내줬다”며 “아기를 제게 맡기니까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청주 처제 살인 사건 당시) 그때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한 어머니는 “남편은 예순두 살에 당뇨 걸려 세상 떠났다. 우리 남편이나 우리 집안, 시동생들도 다 착했는데 얘가 이렇게 돼 내 가슴이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불량하고 나쁜 애는 아니다. 군대도 잘 다녀오고 회사도 다녔다. 부모 일도 잘 도와줬다. 처제 사건도 전처가 가출해 순간적으로 홧김에 얼떨결에 지지른 죄다”라고 한 어머니는 “연쇄살인을 했으면 왜 몰랐겠냐. 나는 절대 아니라고 믿고 절대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씨가 성도착증을 지난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살인 충동이 매우 강해 범행을 스스로 멈출 수 없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제작진은 이씨의 ‘여죄’ 여부도 주목했다. 이씨는 1991년 화성에서 10번째 살인사건이 벌어진 후 1994년 처제 살인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약 3년간 공백기가 있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한창 발생했던 당시에도 약 1년 가량 공백기가 있었다.
그 시기에 인근에서 유사한 형태의 강령범죄가 인근 지역에서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건이 두 건의 여고생 살인 사건이다. 1988년 수원 화서역 인근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 사건은 입에 재갈을 물리고 스타킹으로 손을 결박했다는 점과 시신 유기장소 등이 화성연쇄살인사건과 흡사하다. 1989년 수원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 사건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살인까지는 아니라 하더라도 인근 지역에서 여러 가지 범죄의 가능성은 충분히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