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합동 1신]개회 전 총대들 향한 호소

입력 2019-09-23 15:31 수정 2019-09-23 16:03

‘남자든 여자든 소명 따라 목사로 세워라.’ ‘복음주의 가면 쓴 세계복음주의연맹(WEA).’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장 이승희 목사) 제104회 총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한규삼 목사) 입구에서는 23일 오후 총회 개회 전부터 전국 총대들을 향한 호소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총신대신대원 여동문회에서는 교단 내 여성 사역자의 권리 증진을 위한 결단을 촉구했다. 장혜정 총신대신대원 여동문회장은 “여기에 우리가 있고 예장합동의 신학 교육 현장에 우리가 있음을 분명히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수년째 총회 현장을 찾아와 플래카드를 들고 있지만 교단을 이끄는 총대들은 묵묵부답”이라며 “여성 사역자들이 하나님나라 확장을 위해 사역 현장을 누빌 수 있도록 총회 안에 상설기구가 설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반성폭력센터는 이날 교회 앞에서 ‘여성 목사 안수식 퍼포먼스’를 펼쳤다. 김애희 센터장은 “예장합동 교단 내 여성 사역자들은 남성과 같은 교육 과정을 거치고도 강단에서 온전히 말씀을 전할 수 없다”며 “칼빈대 대신대 광신대신대원 여학생회화 협력해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예장합동 여성사역자지위향상·여성군선교사파송및사역개발위원회(위원장 김재철 목사)는 지난 5월 예장합동 제56회 전국목사장로회기도회에서 실시한 ‘여성 군선교사 파송 여성 사역자 지위향상 관련 의식에 관한 설문조사’를 통해 교단 내 여성사역자 지위 향상에 대한 공감대를 알렸다. 조사에서는 응답자 10명 중 9명 이상(92.7%)이 ‘여성 군선교사 제도 도입에 찬성한다’고 응답했고, ‘총신대신대원 졸업 여성사역자에게 노회 관리로 강도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10명 중 8명(82.5%)이 찬성했다. 이번 104회 총회에서 위원회는 여성사역자에게 강도사에 준하는 지위를 부여하는 방안을 청원해 놓은 상태다.

WEA와의 교류에 대한 찬반 입장도 개회 전부터 부딪혔다. WCC·WEA 반대운동연대 측은 “WEA는 루터, 칼뱅 등 믿음의 선진들의 교회개혁 정신을 바탕으로 한 정통 보수교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통 보수교회가 경계하고 멀리한 자유주의 신학, 로마 카톨릭, 공산주의 사상 등을 포용해 잡종으로 태어난 신흥종교가 WEA”라고 비판했다.

반면 예장합동 신학부가 WEA에 관해 연구를 맡긴 총신대 교수 5인은 WEA와의 교류 단절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WEA가 WCC와 카톨릭에 개방적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우려된다”면서도 “복음주의 신학을 전 세계 종교계 안에서 전하고 실천하는 활동은 유의미하다”고 전했다. 또 “세계적 복음주의 네트워크인 WEA와 교류를 끊는 것은 예장합동 교단을 국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