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연구진이 태양 대기의 가장 바깥층을 구성하는 외부 코로나의 온도와 속도를 처음으로 동시에 관측했다. 한·미 양국이 함께 개발한 장비의 기술 검증에 성공한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멕시코주 포트 섬너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개발한 코로나그래프의 핵심 기술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천문연은 “세계 최초로 외부 코로나 지역의 온도와 속도를 동시에 관측했다”고 말했다.
코로나는 태양을 둘러싼 기체 중 가장 바깥 부분이다. 코로나를 관측할 수 있는 시간은 개기일식 때뿐인데 개기일식은 볼 기회가 흔치 않고 지속시간도 짧다. 이에따라 과학자들은 코로나그래프라는 장비를 개발해 관측 활동을 벌여왔다. 일종의 망원경으로 이번에 제작된 건 길이가 3m 정도다.
한미는 코로나그래프 시험을 위해 대형 과학용 풍선기구를 이용했다. 축구 경기장 크기(가로 140m, 세로 120m)의 대형 풍선기구에 코로나그래프를 긴 줄로 연결해 약 40㎞ 상공 성층권까지 올려보냈다. 천문연은 “자외선 영역인 400나노미터 파장 영역을 중심으로 관측해 지금까지 관측되지 않은 외부 코로나에 관한 정보와 코로나 전자의 온도, 속도 등 다양한 정보를 얻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으로 코로나 지역의 온도가 이상하게 높다는 과학적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의 온도는 100만~500만도다. 태양 표면 온도인 6000도보다 월등히 높다. 물리학 법칙에 따르면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므로 태양 내부 핵의 열이 순서대로 전달된다면 표면이 코로나보다 더 뜨거워야 한다. 태양 대기인 코로나의 온도가 표면보다 더 높은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NASA 측 책임자인 나치무트 고팔스와미 박사는 “고고도 성층권 기구 시험은 태양에서 매우 가까운 곳에서 태양풍이 형성되는 상태의 속도와 온도를 원격으로 측정하는 새로운 방법”이라며 “이 장비로 기존의 관측 연구와 협력해 더욱 정밀한 정보를 얻게 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