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규슈 불매운동 직격탄…넘치던 韓관광객 어디가고 “제로일 줄이야” 탄식

입력 2019-09-19 10:50 수정 2019-09-19 11:29

얼어붙은 한일 관계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이 전년 동기보다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일 한국인의 감소는 일본 내 관광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특히 한국인이 즐겨 찾던 일본 규슈 지역에는 현지 자영업자들의 탄식이 이어지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8일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벳푸나 유후인 등이 있는 규슈 오이타현에 한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겨 현지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이타현은 한국에서 가깝고 기후가 온난해 가을·겨울동안 골프와 온천을 즐기기 위해 찾는 한국인이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올 가을·겨울에 오이타현을 찾을 한국인은 상당수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오이타현 료칸호텔생활위생동업조합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인 손님이 전년 동월 대비 80%나 줄어든 호텔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합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올해 내내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정치적 갈등에 앞서 이런 어려움도 고려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오이타 공항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한 한 골프클럽 내 숙박시설은 지난 7월 이후 취소가 잇따랐다고 한다. 한국인 이용자가 절반이었던 이 클럽은 단체 손님의 예약 취소가 이어지면서 1200명 가까운 사람들이 해당 골프클럽을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벳푸 골프클럽은 이달 들어 한국인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것으로 나타났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예약조차 없었다고 한다. 최근 몇 년간 한국인 손님의 수가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해에는 5000명가량이 방문했다. 하지만 끝날 줄 모르는 한일 관계의 냉전과 계속 이어지는 불매운동으로 벳푸 골프클럽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골프클럽 관계자는 신문에 “감소는 각오하고 있었지만 설마 제로(0)라고는 (예상도 못했다). 서비스업으로서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민을 토로했다.

일본 관광지의 어려움은 규슈 지방에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었다. 홋카이도의 호쿠요은행은 지난 17일 긴급대출 상담 창구를 도내 모든 지점에 열었다. 한국 손님이 예년의 절반밖에 찾지 않으면서 자금 융통이 필요하다는 연락이 이달 들어 은행에 계속 이어진 탓이다.

호쿠요은행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아직 큰 혼란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한국인 관광객 감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다”며 “관광 관련 종사자의 불안을 불식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