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을 비판하며 “정신병자”라는 표현을 쓴 박인숙 자유한국당 의원이 장애인 비하 논란에 대해 결국 사과했다.
박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 장관과 그 가족의 끝없이 밝혀지고 있는 비리, 탐욕, 뻔뻔함, 거짓말, 불법, 편법에 너무나 분개한 나머지 조국과 그 가족의 잘못을 지적하고 강조하려 하다가 매우 부적절한 표현을 하게 되었다”며 “잘못된 발언으로 인하여 정신적인 충격과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그러나 같은 당 신상진 의원은 이날 청와대 앞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조국을 법무부 장관에 앉힌 문재인 대통령은 (정신감정을 통해)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정신의의 정확한 검진을 받아서 나라가 더 불행해지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란다”며 논란이 될만한 발언을 했다.
정치인들의 장애인 비하 발언은 여야를 막론하고 반복되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2월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에서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 “정치권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겪었다. 이 대표는 “인터넷상에서 허황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일부 정치인의 행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그랬다. (장애인) 폄하 의도는 없었으나 장애인들과 가족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7일 “문 대통령은 일본 수출 규제에 대해서는 국무회의 생중계를 하면서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는 벙어리가 됐다”고 말해 언어장애 비하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밖에도 이현재 한국당 의원이 6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계속 고집해서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똥고집을 부리는 파킨슨병 증세를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도 5월 16일 방송에 출연해 “상처가 났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 채 내버려 둬 상처가 더 커지는 병이 한센병”이라며 “만약 문 대통령께서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의 고통을 못 느낀다면 이를 지칭해 의학용어를 쓸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센병 환우와 가족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애인 차별금지법) 제32조는 “누구든지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 또는 장애인 관련자에게 비하를 유발하는 언어적 표현이나 행동을 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가인권위 역시 2014년 ‘벙어리’ ‘귀머거리’ ‘장님’ 등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만드는 표현을 언론보도 등 공적 영역에서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박준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