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켓 든 황교안·촛불 든 손학규…같은 듯 다른 추석 모습

입력 2019-09-13 07:49 수정 2019-09-13 07:52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추석 연휴 첫날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임명 철회 촉구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황 대표는 서울역, 손 대표는 광화문 광장이다. 황 대표는 피켓을 들고 말없이 1인 시위에 나섰고 손 대표는 촛불을 들고 시민들과 함께 조 장관의 임명 철회를 외쳤다.

황 대표는 12일 오후 6시 서울역 1층 대합실 인근에서 ‘조국 임명, 철회하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피켓을 들고 1시간가량 홀로 시위를 벌였다. 이날 황 대표는 오가는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거나 다가와 인사를 건네는 시민들과 악수했다. 그러나 별도의 공개 발언은 하지 않았다. 당에선 전희경 대변인과 이학재 의원 등이 나왔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소규모 경찰 인력도 배치됐다. 황 대표의 1인 시위를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황 대표를 지지한 사람들은 “황교안 파이팅” “문재인 하야하라” “조국 임명 철회하라” 등을 외치며 황 대표를 응원했다.

반면 귀성길 혼잡한 서울역을 더 혼잡하게 만들었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불만을 듣기도 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황 대표가 귀성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환승역 환승 에스컬레이터 앞에 서자 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 왜 막히는 데서 이래”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같은 날 7시쯤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선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 촉구를 위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손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은 조국이라는 폭탄을 껴안고 국민과 싸움을 나왔다”며 “조국이라는 시한폭탄을 빼내야 문 대통령이 산다. 폭탄을 껴안고 터지면 나라가 망하고 국민이 죽는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철회 촉구 촛불집회에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내일이면 추석이다. 그러나 추석 밥상 안줏거리가 오직 조국 하나”라고 한 손 대표는 “어떻게 고 2가 세계적인 학술지 제1 저자가 되나. 어떻게 유급을 두 번 하고 6학기 내리 장학금을 받냐”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혐의만으로 장관 임명하는 건 나쁜 선례라며 조국을 장관으로 임명했다”고 한 손 대표는 “문 대통령은 아직도 변호사인가. 변호사는 법 구속으로부터 피의자 인권 보호하고 어떻게든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 변호사다”라고 지적했다.

“추석날 장에 나가봐라. 우리 국민은 죽으려고 하고, 중소기업은 문 닫으려 한다. 외교는 어떤가. 김정은이 미사일을 쏘고 주한미군은 철수하려 한다”고 한 손 대표는 “이런 어려움을 모두 젖히고 조국 얘기만 하니 이게 나라가 되겠나. 정권이, 나라가 망하는 것을 우리는 피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손 대표는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을 들고 집권했다. 자유한국당은 촛불로 망했다”며 “바른미래당은 촛불을 꼿꼿이 들도 공정한 세상을 위해 새로운 정치를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